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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관현악단 지휘하는 임헌정

입력 : 2015-04-12 13:34:53 수정 : 2015-04-12 13: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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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정 지휘자가 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과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멜로디언하고 비슷한 소리가 나네. 더 크게 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갖고 있는 공기를 다 집어넣어서.”

“활을 너무 빨리 내리면 좋은 소리가 안 날 수 있어요. 속도를 빨리 내려 하지 말고.”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임헌정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연거푸 ‘크레센도(점점 세게)’를 주문한다. 그의 지시에 바이올린 대신 해금의 활이 현을 누른다. 관악기 파트에는 오보에와 플루트가 아닌 생황과 대금이 놓여 있다. 이날은 서양음악 지휘자인 그가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과 국악을 연습하는 자리였다.

25년 넘게 오케스트라를 조율해온 임헌정이 국악 지휘에 나선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17일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초연한 강준일 작곡가의 ‘내 나라 금수강산’, 국악관현악으로 선보이는 클래식곡인 아르보 패르트의 ‘프라트레스’, 재독 작곡가 정일련이 궁중음악 수제천을 재탄생시킨 ‘천-헤븐’(天-Heaven·위촉 초연),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한다.

임헌정은 이날 연습에서 생소한 국악기를 이리저리 시험하며 원하는 소리를 찾아갔다. 지시 도중 “이 하모니는 화성법을 보면 베토벤 후기나 낭만주의에 가서나 나오는데 국악기로 되는구나. 깜짝 놀랐어요”라며 새로워하기도 했다. 1시간 넘게 연습한 그는 소감을 묻자 “표현하는 악기나 방식은 달라도 동양이든 서양이든 마음과 감성은 똑같다”며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건 음악하는 사람들이 항상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헌정 지휘자
연습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구조적 아름다움. 그는 “순간의 아름다움보다 구조를 통한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며 “오늘도 호흡을 길게 가라, 절정부를 만들고 이렇게 마무리하라 식으로 구조를 많이 강조했고 이 쪽으로 연습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 십년간 다뤄온 오케스트라 악기를 훤히 꿰뚫고 있지만 국악기는 아직 낯설다. 임헌정은 “단원들에게 배우면서 한다고 했다”며 “아쟁의 활이 얼마나 긴지, 장력이 얼마나 강하고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잘 모르기에 물어봐서 가능하다면 해보고 어렵다고 하면 ‘한번 해봅시다’하고 진행한다”고 전했다. 그는 악기와 연주법, 소리가 달라도 결국 중요한 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연습할 때 늘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마음을 담아라,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남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요구를 많이 해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도 혼을 담아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물어보고, 제가 잘 모르면 배웁니다. 그게 연습이니까요. 지휘자와 연주자의 협동 과정이죠.”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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