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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노동시장 위기 해결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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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1 21:20:14 수정 : 2015-04-21 2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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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반대로 구조개혁 협상 결렬
정부, 국민만 보고 개혁안 마련해야
민주노총은 4월2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한국노총도 5월1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5월 말까지 총파업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발해 국민 경제를 볼모로 정치투쟁에 나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온 국민이 입게 됐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외환위기가 몰려올 때도 노동계는 파업을 했다. 전 세계가 경기 회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청년단체들은 매일 ‘형님들, 삼촌들, 좋은 일자리 독점하지 마시고, 청년들에게도 나누어 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노동조합은 과연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박근혜정부는 그동안 산적한 노동시장의 문제를 노·사·정 3자 합의의 틀에서 해결하려고 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작년 12월23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 및 방향과 관련한 합의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출범부터 예견됐지만 3자 합의는 역시 불가능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노동시장 구조개혁으로 이익을 보는 집단은 국민 전체인 데 반해 노동계는 구조개혁의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감수해야 한다. 노동계가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가져다 줄 혜택은 외면하고, 단기적인 시각에서 구조개혁을 반대하면서 최저임금과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확대를 주장했다. 이것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신규 고용에 악영향을 주는 주장이다. 결국 팽팽한 대립 속에서 어떠한 합의안도 도출되기는 어려웠다.

그동안 경제 환경이 변화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노동시장에 관한 규칙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변경돼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합의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선 가장 심각한 문제로 청년실업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것은 노동시장의 과보호 및 경직성 때문이다. 이미 취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전환배치가 힘들고 해고가 어려울수록 청년들을 새롭게 채용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기업의 동맥경화가 발생하고 성장이 멈춘다. 이에 따라 청년들에게는 고용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실업이 장기간 구조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것은 노동시장에서의 최저임금이 너무 높거나 4대 보험 등 고용비용이 높아서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청년 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도 문제이다. 과연 이러한 양극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기업들은 왜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만약 기존의 근로자들에 대한 과보호가 없다면 구태여 비정규직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을 달리하고 제품 수요에 따라 배치를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다면 왜 비정규직을 선호하겠는가. 또한 대기업과 공기업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살펴보면 공기업에서 그 격차가 더 크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노동조합도 그 격차에 일조했을 법하다.

노동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이해가 절실하다. 더 많은 근로자가 차별 없이 일하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이동성을 담보해야 한다. 지나친 최저임금의 요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근로자들을 보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문제점은 공유하고 있는데 그 진정한 해결책은 합의될 수 없는 것들이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으로 청년 실업이 줄고 기업이 성장한다면 우리 근로자 모두가 혜택을 받을 것이다. 이제 정부는 국민만 바라보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국민을 설득하길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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