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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기존 방식대로 하면 망한다!”

입력 : 2015-04-24 07:00:00 수정 : 2015-04-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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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이나 적금 이자는 쥐꼬리만하고 주식은 불안한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 그 중에서도 경매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 경매가 대중화되고 관련 도서가 쏟아지면서 내 집 마련이나 투자수익을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너도 나도 경매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실전 경매 고수이자 멘토 오은석(사진)은 저서 <나는 월세 받는 직장인이 되기로 했다>를 통해 “직장인들이 월급에 발목 잡히고 싶지 않다면 경매가 아니라 ‘경매 재테크’를 하라”고 역설한다. 경매는 부동산을 취득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므로,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경매 자체가 아닌 장기적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경매 재테크’라는 것이다.

그는 소액 부동산 투자 18년차의 실전 고수로, 월급을 모은 380만원으로 부동산 경매재테크를 시작해 6년만에 월급에 얽매이지 않는 경제적 자유를 실현했으며, 다음 카페 ‘북극성 부동산재테크’를 통해 4만5000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와 나눔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를 따라 투자를 시작한 멘티 중 상당수는 현재 부동산 분야의 유명한 실전고수로 성장해 후배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일문일답을 통해 오은석의 경매 노하우를 엿봤다.

- 월급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면 경매가 아닌 ‘경매재테크’를 하라고 했는데, 경매와 경매재테크의 차이가 무엇인가.
“‘부동산 경매’는 경매라는 법적 절차에 의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반면 ‘부동산 경매 재테크’는 경매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종자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프로세스, 즉 재테크의 한 분야로 보고 접근하는 개념입니다. 경매를 통해 거래되는 부동산의 낙찰가는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부동산 매매가보다 저렴한 게 보통이므로, 급매물보다 수천만원 정도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부동산 경매라고 본다면, 경매 재테크는 그 프로세스를 활용한 일종의 재산증식 기술인데요. 따라서 여기에는 한 발 더 나아간 장기적 목표와 방향성 설정,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경매로 집 한 채 사보겠다는 마음과는 생각하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 소액 경매재테크를 실전 사례로 소개해 줄 수 있나.
“지난 2013년 4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를 제 멘티에게 추천해드렸고 그 분이 5700만원에 낙찰 받았습니다. 그 당시 빌라의 매매 가격은 7000만원이었습니다. 취득세·중개수수료·법무사비·도배·장판 등 부대비용이 약 300만원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이 빌라를 매입하는 데 든 총 비용은 6000만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약 4700만원(연 4.3%, 한 달에 약 16만원 정도 대출이자 발생)은 경락잔금 대출을 받았고, 보증금 1000만원에 월 30만원으로 월세를 놓았습니다. 매월 나오는 월세로 대출 이자를 내고도 낙찰자에게는 14만원 정도의 소득이 남습니다. 요약해보자면 이 빌라를 매입하는 데 들어간 총 비용은 6000만원(낙찰가 5700만원+부대비용 300만원)입니다. 그 중 경락잔금대출 4700만원과 월세 보증금 1000만원을 회수함으로써 실제 낙찰자가 들인 돈, 즉 실투자금은 300만원뿐이었습니다. 이자를 제외해도 14만원이 매월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옵니다. 1년이면 168만원이므로, 300만원 투자로 올린 연수익률은 56%(168만원/300만원)가 됩니다. 이 빌라는 최근 8650만원에 매도했습니다. 월세 수입을 제외한 순수한 매도 차익만 1950만원인 셈이죠. 실투자금이 3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수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 달에 14만원이 매월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온다고 해도 노후 자금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지 않은지.
“단순히 1채의 부동산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매 재테크는 한 채씩 부동산을 저축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현재 40살이라고 가정합시다. A씨가 직장을 다니면서 부동산 경매 재테크를 했고,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채씩 꾸준히 20년 동안 낙찰을 받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A씨는 10년 뒤 총 20채의 부동산을 가지게 됩니다. 이 부동산 한 채당 위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20채의 부동산을 통해 매달 들어오는 월세는 이자를 제외하고 280만원(월세 14만원*20채)이 됩니다. 나아가 20년 뒤에는 총 40채가 되고, 매달 560만원의 월세를 받을 것입니다. 실투자금은 한 채당 300만원씩, 1년에 600만원이 들어갑니다. 복리나 물가상승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매년 600만원씩 20년이므로 20년 동안 총 1억2000만원을 투자한 셈이 되는데요. 그 과실이 20년 뒤 매달 560만원의 실수익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게다가 앞서서 본 사례대로, 한 채당 매도차익이 대략 2000만원씩 나온다면 20년 동안 40채를 매도해서 남긴 순수익은 얼마일까요. 바로 8억원입니다. 매달 받는 560만원의 월세가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이라면 8억원의 매도차익은 큰 일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됩니다. 든든한 노후 생활의 ‘빽’이 생기는 것이지요. 만약 복리 계산법을 추가하면 그 자금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40살에 경매 재테크를 시작한 A씨는 20년 뒤에 환갑이 됩니다. 환갑잔치를 한다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부동산 40채 중 한 채를 매도해서 이 돈으로 “평생에 한 번 있는 환갑잔치 멋지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또 한 채를 매도해서 “이 돈으로 우리 자식들과 손자손녀들 다 데리고 해외여행이나 갔다 오자”라고 제안합니다. 저는 이것이 경제적 자유이자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 부동산 개수가 증가하면 그 만큼 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지 않는가.
“소액투자 시스템을 따르다 보면 부동산의 개수가 증가할 때마다 대출금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소액 투자에 있어 지렛대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대출 자체는 분명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출을 많이 실행하면 할수록 이자가 증가하고, 이자가 증가하면 점점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을 정제해서 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이었습니다. 그 방법에 대해 며칠을 고민한 뒤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타인 자본을 자기 자본으로 변제하는 것은 대출을 독으로 쓰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 자본을 타인 자본으로 변제하면 약으로 쓰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출 이자를 내 생활비에서 충당한다면 이는 대출을 독으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대출 이자를 갚느라 기본적인 생활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데요. 하지만 나의 대출 이자를 내 생활비가 아닌 다른 사람의 월세, 즉 타인 자본으로 낼 수 있다면 대출 이자가 수십만원이든 수백만원이든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오래 가는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는 대출을 약으로 쓰는 것이 됩니다.

- 실물경기 회복이 더디면서 앞으로 부동산의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향후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어쩌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 순간이 매매가격 하락에 대한 압박감을 갖고 투자를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일반매매와 비교할 때 경매 재테크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경매 재테크의 장점은 부동산을 시세보다 싸게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도할 때 매매가격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거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요. 정말 운 좋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급매물을 잡지 않는 한, 시세가 2억원인 아파트를 1억8000만원에 매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매를 통해서라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2년 뒤 이 물건을 매도할 때 매매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아 시세가 2억원 그대로라고 가정할 경우에도 2000만원의 수익은 발생합니다. 매매가격이 상승하면 당연히 양도차익은 더 커질 테고, 설령 매매가격이 1000만원 하락한다 해도 1000만원의 수익은 얻게 됩니다.”

- 소액 경매재테크에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소액 경매재테크의 가장 큰 핵심은 실투자금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실투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자본을 잘 활용을 해야 합니다. 타인의 자본은 크게 대출금*임차보증금*전세금 등이 있습니다. 낙찰 후에 원하는 만큼의 대출이 나오지 않거나 임대가 되지 않아 오랫동안 공실이 발생하거나 월세 또는 전세금이 하락할 경우 예상치 못한 투자금이 발생하면서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총 투자금의 20% 정도는 항상 여유 자금으로 두고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로 조금씩 자산을 증식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소액 경매재테크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한 말씀해달라.
“경매 재테크가 다른 재테크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일 뿐입니다. 별다른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경매 재테크를 시작했다가는 수익은커녕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경매 책들 중에는 수백만원으로 얼마 되지 않아 수억원대의 자산가가 되었다고 자랑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믿고 투자하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유혹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예전과 달리 부동산 경매가 대중화되면서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졌습니다. 또한 경매는 1번의 낙찰을 받기 위해 수 없이 많은 패찰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1~2번 패찰을 경험하면서 경매재테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패찰은 수익성 있는 가격으로 낙찰 받아 성공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그 과정을 즐기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입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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