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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건물·도로 '폭삭'… 수천명 매몰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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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6 19:26:06 수정 : 2016-06-27 1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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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변한 수도 카트만두 신비로운 히말라야의 나라는 순식간에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규모 7.8의 강진이 덮친 지 하루가 지난 26일 네팔은 여전히 아비규환이다. 전날 강진과 수십차례의 여진으로 많은 네팔인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집을 잃었다. 대자연의 위세에 인간은 무력하기만 하다. 아직도 수천명이 매몰돼 있지만 도로·통신망이 끊기고 구호 장비도 부족해 맨손으로 잔해 더미를 파헤치고 있을 뿐이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는 이번 강진의 최대 피해지였다. 인도인 관광객인 데비아니 판트는 “시내 쇼핑센터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식탁이 흔들리고 벽에 걸려 있던 그림들이 땅에 떨어졌다”며 “너무 놀라 도로로 뛰쳐나와보니 거리 곳곳에는 ‘살려달라’는 비명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에서 야채를 파는 하리 아디카리(60)도 “육십 평생에 이번과 같은 공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25일 정오쯤 시작된 강진과 여진으로 이틀 동안 네팔에서만 86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최초 강진 발생 후 8시간 동안 규모 6.8 등 여진이 65차례 이어졌고 이튿날에도 규모 6.7 등의 여진이 수차례 이어졌다. 국제 구호단체인 ‘머시 코’의 네팔 지부 관계자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카트만두 시내의 길거리 등 건물 밖 공간은 (지진을 피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고 전했다.여진의 공포와 함께 추위와 폭우도 이재민들을 괴롭혔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은 네팔에서만 660만명이 넘는다.

임시병동이 마련된 카트만두 노빅 국제병원 주차장에는 머리와 팔다리에 중상을 입은 환자들로 발 디딜 데가 없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주민들은 거리와 긴급대피소, 병원 등에 모여 일가친척의 소식과 구호품들을 나누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한 주민은 “집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만 여진 때문에 돌아가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 사망자가 45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네팔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색·구호 작업에 돌입했다. 지진 피해자가 생존할 수 있는 평균시간(골든타임)은 매몰 직후 사흘(72시간) 정도다.

하지만 이번 강진으로 대부분 도로가 끊긴데다 구호 인력과 장비도 부족하고 악천후도 이어져 구조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카트만두 일부 지역에서만 트럭과 불도저 등이 투입되고 있고 나머지 지역에선 생존자들이 쇠지렛대나 맨손으로 매몰자들을 찾고 있는 형편인 것으로 전해졌다.지진 발생 직후 폐쇄됐다가 야간부터 운영을 재개한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은 규모 6.5의 여진이 발생한 직후인 26일 오후 1시쯤 다시 폐쇄됐다.

영국 BBC방송은 외딴 산악 지대 주민들의 경우 헬기를 이용해 의약품과 음식, 식수 등 구호물자를 전달하더라도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와 식수 공급도 원활하지 못해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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