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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오늘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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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8 21:00:45 수정 : 2015-04-28 21: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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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경남중 1년 선후배 사이다. 이것 하나 빼고는 많이 다르다. 김 대표는 2012년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배낭여행을 떠났다. 미국이었고, 후배 정치인들과 우르르 다녔다. 문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잠시 물러나 네팔로 트레킹을 떠난 적이 있다. 부인과 손잡고 조용히 안나푸르나를 오르내렸다. 이런 차이는 작지만 많은 것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 보스 기질이 강하다. ‘무대’(무성대장)라는 다의적인 별호에도 흡족해하는 이유다.

김 대표의 카리스마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빛을 발했다. 반바지 차림 같은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거전을 진두지휘했다. 선거는 술술 풀렸고, 야당은 스스로 무너졌다. 이 덕에 호남마저 이기며 11대 4 로 압승했다. 김 대표의 기세, 행운과 무관치 않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당대표가 된 뒤 오늘 4·29 재보선이 첫 실전이다. 김 대표의 첫 선거만큼 술술 풀린 것은 아니다. 광주에서 천정배 전 의원이, 서울의 텃밭 관악에선 정동영 전 대선 후보가 반기를 들었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의외의 호재가 균형을 이루면서 그나마 선거는 혼전이 됐다.

당대표 정도 되면 실력 못지않게 필요한 게 운이다. 장수의 운이 얼마나 중요하면 병법을 논한 ‘손자병법’에서도 그렇게 강조할까. 책에는 ‘장필택기복후자(將必擇其福厚者)’라는 구절이 나온다. 장수는 반드시 복이 많아야 한다는 의미다. 손자병법에는 네 종류의 장수가 등장한다.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德將)보다 한 수 아래이며, 덕장도 복장(福將)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다.

운명의 여신은 변덕이 심하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과감해야 여신의 손목을 잡아챌 수 있다고 했지만 좀 구식이다. 전신 거울 앞에서 연습한다고 카리스마는 생기지 않는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복장이 되고, 운명의 여신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오늘 밤 10시쯤이면 야망이 큰 두 남자의 운명이 갈린다. 누가 사람들과 여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결판이 난다. 시소게임처럼 한 명이 올라가면 한 명은 가라앉는다. 김 대표가 이기면 4연승, 승승장구다. 문 대표가 이기면 2017 대선의 대세를 잡을 수 있다. 누군가는 나쁜 운을 탓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듯하다.

백영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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