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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전·음식료 ‘맑음’…기계·유화·車·철강 ‘흐림’
올해 업종별 수출 기상도가 반도체·가전·음식료는 맑고, 기계·유화·철강·조선은 흐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전망에 먹구름이 낀 업종은 세계시장을 두고 일본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로, 엔저(엔화 약세) 여파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출기업 500여개사를 조사한 결과 업종별로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의 수출전망지수가 133.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어 음식료(132.4), 정보통신·가전(117.3), 고무·플라스틱(109.3) 업종이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올해 수출여건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의 의미다. 실제로 유화(75.0), 자동차·부품(84.4), 철강(89.2), 조선·기자재(91.3) 등은 기준치를 밑돌았다.

조사 결과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제품을 만드는 ‘경박단소’(輕薄短小) 업종은 수출전망이 좋은 반면에 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품을 만드는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은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게 대한상의 측 설명이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LG전자의 ‘G4’가 출시되면서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점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식품업계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수출이 늘고 이슬람 시장을 겨냥한 할랄 식품에 대한 기대감이 큰 분위기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철강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재고가 여전히 많은 가운데 한·중·일 간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일본과 수출경쟁을 하는 기계·유화·조선업종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1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우리 수출의 17%를 점하는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이 많이 줄었고, 철강과 가전도 부진했다“며 “FTA 확대 등 교역환경의 우호적 변화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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