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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사상 초유' 공군총장 감사···의미와 전망은

입력 : 2015-05-04 15:18:02 수정 : 2015-05-04 16: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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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1일 계룡대에서 열린 공군참모총장 취임식에서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으로부터 부대기를 받는 최차규 총장.

“병사 하나 감동시키지 못하는 리더십으로…”

지난달 사석에서 만난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한 말이다.

얼핏 보면 흘려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최 총장이 과거 공군작전사령관 시절 공관병이 지난달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폭로 내용에 대한 소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부가 4일 숱한 의혹이 제기된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에 대한 회계감사에 착수했다.

현직 총장에 대한 감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군 당국은 감사 방향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눈덩이처럼 불어난 의혹들

“군 고위인사에 대한 의혹이나 투서는 보통 장성급 인사 전에 많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최 총장의 경우에는 인사 직후에도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이례적인 일이다”

공군에서 장군으로 전역한 한 예비역은 최 총장 관련 의혹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만큼 최 총장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뜻이다.

최 총장에게 제기된 의혹들 중 집무실 리모델링과 공관 가구 구입 과정에서 비용을 과도하게 썼다는 것은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 총장이 고가의 옥침대를 사는 등 비용을 과다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최 총장은 부대 비용으로 1300만원 상당의 옥침대를 구입했다. 집무실 천장과 바닥공사에 최 총장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1억8000만원을 지출했다.  이외에 로고와 조직도에 각각 500만원, F-35모형 거치대 3000만원, 부조 4개 7800만원, 인공위성 사진 2장 160만원 등 1억1460만원 상당을 추가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재량권을 넘어서 지출한 1억1460만원의 출처는 어디인지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군은 입장자료를 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훈련중인 공군 전투기 편대(자료사진)


과거 공군작전사령관 시절 공관병이 지난달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폭로도 논란이다. 2월 전역한 A씨는 지난달 9일 자신의 SNS에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이등병 때 공군작전사령관 공관병으로 내정됐고, 그 당시 사령관은 현 참모총장 최차규 장군이었다”며 자신이 공관병 시절 겪었던 일들을 폭로했다.

A씨는 “사령관이 물을 가져오라고 해서 정수기 물을 뜨려고 하니 선임병이 최 총장은 병에 포장된 생수만 마신다고 했다”며 “한번은 공교롭게도 생수가 다 떨어졌을 때 최 총장이 물을 찾아 정수기 물을 주며 상황을 설명했지만 20분가량 호통을 쳤다”고 전했다.

또한 “최 총장 부인은 국가재산인 관용차를 사적으로 몰고 다녔고, 심지어 전담 운전병까지 뒀다”며 “참모총장에 임명돼 공관을 떠날 때는 국가재산인 공관의 가구를 가지고 갔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관용차량은 3∼4번 이용한 적은 있지만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었고, (가구와 관련해서는) 최 총장이 작전사령관으로 취임해서 공관에 고가구를 몇 점 구입해 비치했고 이사할 때 가지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밖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군 장성 등을 상대로 뿌린 것으로 알려진 17억원대 상품권 수수 의혹, 관용차로 아들은 홍대 클럽에 데려다주라고 운전병에게 지시했다는 주장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 감사 전망과 그 결과는

국방부가 4일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에 대한 회계감사에 착수하면서 그 전망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 의혹제기에 대한 감사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총장실의 자금 운용에 대한 부분이 감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최 총장의 거취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의혹이 워낙 많이 제기된 상황이라 한 가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총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표면화되고 있다.

4일 오후 공군정책자문위원 간담회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에어스포렉스 앞에서는 공군 예비역 출신인 서인혁(24)씨가 ‘부패하고 반인권적인 최차규 총장은 물러나야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공군 719기 예비역 병장이라고 밝힌 서인혁(24)씨가 4일 오전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 인근 공군 복지시설 에어스포렉스 앞에서 `부패하고 반인권적인 최차규 총장은 물러나야 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작년 8월에 전역한 서씨는 “최 총장 취임 후 부대에도 영향이 있어서 제가 이름도 기억하고 있는데, 그런 분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서씨는 “제 후임들이 최차규 총장 밑에서 군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저처럼 이번 일에 대해서 허무함을 느끼는 다수의 병사들을 대변하고 현역 병사들은 앞에 못나서니 대신해서 나왔다는 의미도 있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반면 이번 감사가 최 총장이 지난달 27일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과 관련해 언론 등에 보도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소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해, 한 장관이 국방부 감사관실에 소명 자료를 보내도록 지시한 것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지난달 28일 국방부 감사관실에 제출된 최 총장의 소명자료에는 “의혹과 잡음의 상당수가 왜곡, 과장돼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감사 결과 또한 최 총장의 의혹을 해소시켜주는 ‘셀프 감사’가 될 수도 있어 국방부 감사 결과가 주목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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