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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2년 내 관절 급속 변형… 초기 집중 치료 해야”

입력 : 2015-05-04 21:07:37 수정 : 2015-05-04 21: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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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관절염 권위자 최정윤 교수 무릎이나 손·발가락 등 관절 통증이 있으면 보통 관절염이겠지 생각하고 물리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한다. 생각대로 퇴행성 관절염이면 어느 정도 개선 효과를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두 질환은 대처 방식과 치료법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류마티스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을 혼동하는 이들이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관절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히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몸의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질환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목이나 손가락, 발가락 등 작은 관절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등 퇴행성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류마티스관절염 권위자인 대구가톨릭 의대 류마티스 내과 최정윤 교수를 만나 ‘무서우면서도 어려운’ 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의 증상과 치료법, 치료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인데.

“대부분의 염증 반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로부터 발생한다. 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를 공격한다. 자가면역질환에는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등 80여종이 있다. 이 중 발병 빈도로 보면 류마티스관절염이 대표적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각종 세균과 이물질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체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관절을 공격해서 생긴다. 공격을 받은 활막조직에는 혈액에서 유입된 다양한 염증세포가 생겨 연골과 관절을 파괴하고 관절의 뼈를 손상시킨다. 통계로는 30세 이상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3배나 많다. 현재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50만명으로 추산된다.”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에서 통증이 생기고 여성에게 주로 발병한다는 점에서 혼동하기 쉬운데.

“두 질환은 아픈 부위나 통증의 느낌, 발생 연령대가 비슷하지만 원인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치료 방식도 크게 차이가 난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관절을 오래 사용해 발병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병한다. 통증에도 차이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계속 사용하거나 체중이 관절에 실릴 때 심해지다가 휴식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염증 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에 통증과 붓기가 심해지고 오후가 되면 완화되는 게 특징이다. 자가 진단을 통해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면 정형외과,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되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

최정윤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발병하면 2∼3년 내에 60∼70%가량 병이 진행되고, 관절과 뼈가 변형되므로 조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구가톨릭병원 제공
―류마티스관절염 발병 원인은.


“류마티스관절염은 무릎·엉덩이·발 등 체중을 지탱하는 큰 관절이 마모돼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손가락·손목 등 작은 관절에서 잘 생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중년의 나이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질병의 진행도 빨라 발병 후 2∼3년 이내에 관절이 급속도로 변형돼 일그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단 발병해 증상이 악화하면 관절 손상에 그치지 않고 동맥경화와 골다공증, 세균 감염으로도 이어지기에 경계해야 하는 질환이다. 안타깝게도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이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왜 여성에게 더 많이 발병하는지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단지 여성 호르몬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다양한 치료제들이 나왔다던데.

“과거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으면 불치병으로 생각해 치료를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최근에는 통증을 줄이는 치료뿐 아니라 직접적인 면역억제를 통해 관절의 변형과 파괴를 예방하는 다양한 치료제들이 개발돼 희망적이다. 류마티스관절염에는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TNF 억제제’(TNF-α)가 주로 사용된다. 2013년부터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IL-6’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기전의 생물학적 제제(악템라)가 치료에 사용되는 등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만큼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똑같이 치료를 해도 환자에 따라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사례가 많기에 최상의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무서운 것은 치료 후 증세가 완화됐다고 약제를 임의로 중단하면 30∼40% 정도에서 재발하기에 인내심을 갖고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해야 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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