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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함마드 만평 총격범은 모두 무슬림

입력 : 2015-05-05 19:45:39 수정 : 2015-05-05 20: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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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샤를리 사태’ 우려 증폭 미국 텍사스주의 무함마드 풍자만화 경연장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들은 모두 독실한 무슬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미국판 ‘샤를리 에브도’ 사건은 용의자들이 현장에서 사살되면서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마무리됐지만,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형상화를 불경스러운 행위로 간주하는 무슬림과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 사이의 긴장감이 재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갈랜드의 무함마드 풍자만화 경연대회장에서 총기를 난사하다가 경찰에 사살된 2명의 용의자 중 1명인 엘턴 심프슨(30)은 2006년부터 미 수사당국의 감시대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태생의 이슬람 개종자인 심프슨은 당시 애리조나주에서 테러조직을 건설하려던 인물과 접촉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망에 올랐다. 2010년에는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동참하기 위해 아프리카 소말리아로 가려다 FBI에 발각된 뒤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는 국제 테러리즘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호관찰 3년에 벌금형만 받고 풀려났지만 줄곧 당국의 경계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범인 나디르 하미드 수피(34)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심프슨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카페트 청소 사업을 해 온 인물로 밝혀졌다. FBI는 이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범행 관련 단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외국 테러단체와 연계돼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심프슨이 범행 직전 트위터에 ‘#texasattack’(텍사스 공격)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알라가 우리를 무자히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글을 남긴 점으로 미뤄 상금 1만달러가 걸린 이번 무함마드 풍자만화전에 대한 불만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로 추정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비록 불쾌한 표현일지라도 이것이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무슬림과 종교단체 관계자들은 폭력을 규탄하면서도 이번 행사가 불필요하게 무슬림을 모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이종교동맹의 랍비 잭 몰린은 NYT에 “이번 경연은 설령 어제 같은 폭력행위가 없었더라도 비판받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주최한 미국자유수호단(AFDI)의 설립자 파멜라 겔러의 도발적인 언행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쟁”이라고 규정한 겔러는 2001년 9·11 테러 후 활발한 블로거 활동을 하면서 “미국의 이슬람화를 막기 위해” AFDI를 창설한 인물이다. 지난달에는 뉴욕 버스에 ‘유대인을 살해하는 무슬림’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붙여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으며, 영국 정부는 그의 이런 호전적 태도 때문에 그를 입국 금지 조처하기도 했다.

사회정책이해연구소 하룬 모굴 연구원은 CNN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권리이지만 책임도 요구한다”며 “이런 폭력적인 반응이 나올 것을 알면서도 행사를 열어야 했는가. 사건 직후 대화와 이해, 단결을 촉구한 것이 아니라 폭스뉴스에 달려가 전쟁을 선언한 것이 리더가 할 행동인가”라고 겔러를 맹비난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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