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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박물관, 조선백자 600여점 모은 대규모 전시 개최

입력 : 2015-05-21 10:09:48 수정 : 2015-05-21 10: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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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비어 족히 만물을 담을 만하고, 질이 희니 천성이 드러나네.”

이정귀(1564∼1635)의 문집 ‘월사집’에 실린 시다. 이 시를 두고 “술 취하여 병에 쓰다”라고 밝히고 있다. 술자리에서 술병을 두고 지었다는 것이다. 이 시는 굵은 줄기를 교차시킨 매화나무, 꼿꼿하게 위로 뻗은 대나무와 함께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 호(壺)’를 장식했다. 매화와 대나무, 시를 새긴 백자에는 문기(文氣)가 만발한다.

조선을 이끈 사대부들은 그들의 가치관과 미감을 백자에 반영했다. 성리학의 이념을 상징하는 매난국죽이 백자 문양의 주요한 소재가 되었던 것은 당연했다. 때로 성리학의 주요 개념을 요약한 도설(圖說·그림으로 표현한 설명)과 중국의 이상적인 경치를 장식하기도 했다. 사대부와 백자의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문방구류다. 사치와 호사를 경계했던 그들이지만, 문방구류만은 예외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백자로 제작된 각종 문방구류가 유행했다.

27일부터 서울 이화여대박물관이 개최하는 ‘조선백자’ 특별전을 찾으면 조선의 사대부들이 사랑했던 백자를 풍부하게 만날 수 있다.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600여점을 모은 대규모 전시회라 사대부 취향의 백자 외에도 왕실용 백자, 지방의 백자 등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국보 107호로 지정되어 있는 ‘백자철화 포도문 호’는 단독 전시실을 만들어 관람의 편리를 높였다. 대형의 항아리에 포도 문양을 새긴 거의 유일한 자기이고, 회화성도 뛰어난 수작으로 꼽힌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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