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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으로 얼굴 가린 시민들…'폼페이의 최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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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2 09:44:58 수정 : 2015-05-22 10: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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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79년 8월24일 정오쯤, 이탈리아 남부 해안의 고대 로마도시 폼페이 인근 '베수비오(Vesuvius) 화산'이 갑자기 폭발했다. 분출된 화산재와 용암은 평화롭던 폼페이를 집어삼켰고, 단 18시간 만에 모든 문명이 녹아버렸다.

도시를 몰아친 용암은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살아남은 이들은 자신의 출신지가 폼페이라는 사실을 감췄을 만큼 폼페이는 그들에게 저주를 안겨준 도시가 되어버렸다.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 고고학자들은 용암에 녹아버린 시민들을 복원하려 노력했다. 이들은 굳어버린 화산암을 조심스레 수거했으며, 내부를 석고로 채워 사람의 형상을 만드는 데 결국 성공했다.

복원된 시민들의 형상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공포에 질린 엄마는 생의 마지막 순간 아이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자신은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부디 아이만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아기는 엄마와 함께 뜨거운 용암에 묻혀 버렸고, 모자(母子)는 그렇게 하늘로 떠나버렸다.

바짝 몸을 웅크린 채 두 손을 얼굴을 가린 시민은 하늘을 뒤덮은 화산재에 대한 두려움을 그대로 나타냈다. 입을 막은 손은 생의 마지막 비명, 이것이 제발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하는 듯하다.

지난 2010년, 학자들은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을 때 폼페이 기온이 무려 300℃까지 치솟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화산 폭발 당시 분출된 에너지량은 일본 히로시마를 덮쳤던 원자폭탄의 10만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을 이끈 화산학자 쥐세페 로렌조는 “단 몇 초의 화산폭발만으로도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굳어버린 시민들의 마지막 모습은 고온의 충격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복원한 폼페이 시민들의 마지막 모습을 조만간 폼페이 박물관과 나폴리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decodedpast.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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