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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일상생활까지 깊숙이… 세계는 '드론 열풍'

입력 : 2015-05-22 19:03:03 수정 : 2015-05-22 2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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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심부름·택배·웨이터 역할 ‘척척’… 신산업 빅뱅 예고 #1. 산으로 첩첩 둘러싸인 일본의 산간 마을. 한눈에 봐도 외부와의 교통이 몹시 불편해 보인다. 그곳에서 70대 할머니가 밭일을 마치고 집 마당에 들어선다. 때마침 드론(무인기)이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온다. 거기에는 할머니가 밭일 나가기 전 주문했던 일용품이 실려 있다. 지난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일본 지바의 국제드론 박람회에서 컨설팅업체 미카와야21이 선보인 신문판매점과 드론을 연계한 고령자용 심부름대행 서비스 ‘진심 서포트’의 PR영상 일부다.

사진 = 릴리카메라 제공
#2.
출발을 앞둔 남성 스노보더가 배낭에서 드론을 꺼내 허공에 던지고는 빠르게 슬로프를 내려간다. 그러자 이 드론이 그를 쫓아가며 공중에서 다양한 각도로 고해상도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다. 스노보더의 손목에 부착된 추적기의 신호를 받아 자율 비행하기에 힘들게 수동 조종할 필요가 없다. 미국 드론 업체 ‘릴리 카메라’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선보인 ‘셀카 드론’의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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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 세계 하늘이 심상치 않다.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의 무서운 진화 속도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군사 및 공공 분야에서 주로 활용됐던 드론이 일상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이어 새로운 산업의 빅뱅을 예고하는 증후로 보인다. 이미 세계 각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드론 제작이나 드론 응용 서비스업에 뛰어들었거나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택배사업은 안정적 비행 능력을 갖춘 드론을 통해 큰 변화가 예고되는 분야 중 하나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라는 물류 배송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드론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반경 16㎞까지 30분 내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의 집주소로 배달해주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위치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이 있는 현재 위치로 바로 배송해줄 기술도 최근 개발됐다. 중국 1위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Alibaba)도 드론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음식점의 서빙 풍경도 바뀔 전망이다. 싱가포르 로봇전문기업 인피니엄 로보틱스와 유명 레스토랑 체인 팀버그룹은 제휴를 통해 ‘드론 웨이터’를 올 연말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드론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고 식사와 음료도 직접 날라주게 된다. 두 업체는 자신들의 드론 웨이터가 싱가포르 식음류 산업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서 드론으로 햄버거를 날라주는 서비스를 시연한 바 있다.

관광 업계도 드론에 주목하고 있다. MIT 연구소는 지난 2013년 ‘스카이콜’ 서비스를 개발해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MIT 대학 구내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스카이콜 응용프로그램(앱)에 접속하면 드론이 날라와 길을 찾아준다. 특히 건물 안까지 들어가 목적지를 찾아준다. 조만간 관광 산업과 재해 구조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예상된다.

이제는 집구하기도 드론이 도와준다. 미국 ‘티에라 안티구아 리얼티’라는 부동산 업체는 올 1월 미국 최초로 미국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드론 항공 촬영을 승인받았다. 드론으로 고객의 집을 항공 촬영하고 편집한 후 사진과 동영상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도글라스 트리도 티에라 안티구아 리얼티 대표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항공에서 찍은 본인 집의 조감도를 궁금해한다”며 “그들이 사는 집이 다른 집과 어떤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드론 사진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허베이성 스지아주앙에서 한 농민이 신형 드론으로 밀밭에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 이 드론은 8시간 동안 축구장 25개 크기(20㏊)의 밀밭에 농약을 살포할 수 있어 전통적 방식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시켜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드론이 농부들의 필수장비가 될 전망이다. 미 경제지 포춘은 FAA가 지난해 11월 연방항공법상 섹션333을 신설해 ‘건별로 상업용 드론 사용을 기업들에 허가해줄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만들면서 올해가 미국 농업에서 드론이 본격 활용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농업관련 기업들은 드론을 활용할 경우 위성항법장치(GPS)와 빅 데이터를 통해 농작물의 수확량을 늘리고 가뭄이나 홍수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팔 대지진 참사 현장을 담은 드론
언론계에서는 ‘드론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CNN은 지난 1월 FAA의 특별 승인을 받아 드론을 취재에 활용하는 시험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당국이 언론사가 드론을 취재에 활용하도록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미국 외에도 이미 몇몇 국가에서 드론이 큰 재해·재난 사건 보도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틸 그룹(Teal Group)은 최근 발표된 드론 사업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0년 전 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114억달러로 성장하고, 특히 상업용 드론은 2014년 64억달러에서 2023년 115억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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