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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촬영하는데 장교는 6일, 병사는 15일

입력 : 2015-05-22 19:02:46 수정 : 2015-05-22 22: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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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병원 MRI 촬영 대기기간도 '계급차별'
군 병원에서 MRI(자기공명 영상 촬영기) 촬영을 위해 대기하는 기간이 계급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장교는 MRI 촬영 시 평균 6일을 대기하는 반면 병사들은 15일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병원 MRI 촬영 계급별 대기일’에 따르면 지난해 MRI 촬영 대기일은 장교 6일, 군무원 7일, 부사관 9일, 병사 15일 순이었다. 특히 병사의 촬영 대기일은 장교보다 평균 2.5배 길었다. 경기도 포천시 국군일동병원의 경우에는 병사 대기일이 26일인 반면 장교는 9일 만에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무려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지난 5년간 병사의 대기일수는 줄어들고 있지 않지만, 장교의 경우는 2011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병사는 야간 이동이 제한돼 주로 오전 9시∼오후 6시에 MRI 촬영이 이뤄지고 간부의 경우는 야간인 오후 6시∼10시까지 MRI 촬영이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간부가 병사보다 MRI 촬영이 용이해 MRI 촬영 대기 일수에 병사와 간부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국군춘천병원에서 한 장병이 건강상태를 정밀 진료하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촬영기) 촬영을 하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 제공

그러나 질병의 명확한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필수적인 MRI 촬영에 있어 계급별로 대기일수가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생명을 담보로 국방 의무를 수행하는 병사들에게 군 복무기간 동안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안보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 증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군에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가 계급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은 병사는 물론 국민에게 군 의료에 대한 불신을 유발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전국 17개의 군병원 중 국군부산병원과 국군원주병원은 MRI 기기 자체를 배치하고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장병은 인근 군병원으로 이동해 MRI 촬영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부산병원의 경우는 지난해 1577명의 장병이 MRI 촬영을 위해 왕복 4시간 이상이 걸리는 대구병원이나 왕복 2시간여가 걸리는 경남 창원 해양의료원까지 이동해야 했다.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에 의뢰해 훈련소 3곳, 군부대 5곳, 군병원 5곳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병사들은 군 의료관리체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원활한 진료가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긴 진료 대기 시간, 외진 가능일의 제한 등이 그 이유였다.

턱없이 부족한 군 의료예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군 의료예산은 2368억원으로 전력운영비 26조4834억원의 0.9%에 불과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력운영비 대비 군 의료예산도 0.8∼0.9% 수준이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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