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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PC방 1세대 아낌없는 '게임 현질'… 시장 트렌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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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3 06:00:00 수정 : 2015-05-23 10: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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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男직장인 모바일게임 주고객 30대 남성 직장인들이 모바일게임 업계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 등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30대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던 1990년대 말 ‘PC방 1세대’였던 이들이다. 최근 게임업계 중심이 PC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넘어가면서 이들도 자연스럽게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구매력을 갖춘 30대들은 게임 아이템 현금 결제율이 높아 모바일게임업계의 실질적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도 이들을 타깃으로 한 모바일 롤플레잉게임(RPG·역할수행게임)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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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을 잡아라… 액션 RPG가 대세

2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차트에 따르면 5월 셋째주 기준 매출 상위권 모바일게임은 ‘레이븐’(넷마블), ‘뮤오리진’(웹젠), ‘클래시오브클랜’(수퍼셀), ‘모두의마블’(넷마블), ‘세븐나이츠’(넷마블), ‘몬스터길들이기’(넷마블), ‘애니팡2’(선데이토즈), ‘마블퓨처파이트’(넷마블) 등이다. 모두의마블과 애니팡2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은 액션 RPG다. 몇 년 전만 해도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등 캐주얼 게임들이 여성·중장년층 등 게임에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이들을 끌어들이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액션 RPG가 대세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 5위권 이내의 게임들은 하루 평균 2억∼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매출 ‘효자 종목’인 액션 RPG를 이끄는 것은 단연 30대 남성들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통계데이터인 앱랭커·모비데이즈에 따르면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1∼3위를 기록 중인 레이븐, 뮤오리진, 클래시오브클랜 모두 이용자 중 30대 비율이 가장 높다. 레이븐은 51.4%, 뮤오리진은 41.5%, 클래시오브클랜은 31.7%가 30대다. 세 게임 모두 여성 비율은 10∼20%에 그친다.

30대 남성들이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들이 게임에 익숙한 세대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접하고 자란 ‘1세대’라는 것. 또 직장 업무 등으로 한자리에서 PC 게임을 오래 즐기기 어렵다는 것도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편리한 모바일게임을 선호하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실감난 그래픽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넷마블의 한 관계자는 “특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액션 RPG 인기가 높다”며 “30대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짬짬이 접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PC 게임보다 한 스테이지 게임 시간을 짧게 설정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수입원=30대’… 게임 트렌드 주도


30대가 게임업계의 주력 타깃이 된 것은 무엇보다 이들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30대들은 유료 결제 비중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모바일 게임 이용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바일게임 이용행태 및 유료결제 현황’ 조사에 따르면 30대의 유료 결제 경험은 52.5%로 전체 연령대 평균(37%)보다 15%포인트가량 높았다. 모바일게임을 하는 30대 2명 중 1명은 유료 결제 경험이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기에 주수입원은 이용자들의 아이템 유료 결제다. 게임업체가 유료 결제가 많은 30대를 타깃층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0대는 아이템 결제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소비 능력이 있어 결제액도 10대나 20대보다 훨씬 많다”며 “30대 남성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게임업체가 유료결제를 부추기는 것을 두고 ‘과도한 장삿속’이란 비판도 나오지만, 30대 남성 중에는 오히려 유료결제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게임에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아이템을 통해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직장인 김모(35)씨는 “한가할 때는 게임을 오래 하기도 하지만 일이 바쁠 때는 며칠 만에 들어가는 등 불규칙해 꾸준히 접속해야만 레벨업이 가능한 게임은 즐기기 어렵다”며 “따라서 유료 아이템이 편리해서 자주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TV나 극장 광고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30대 남성들을 타깃으로 주말 저녁 시간대 TV광고를 하거나, 광고모델도 배우 차승원 등 연령대가 높은 이들을 쓰는 추세다. 30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도 많다.

넥슨 자회사인 띵소프트는 삼국지 게임 출시 30주년을 맞아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준비 중이다. 삼국지는 일본 게임사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1985년 출시한 인기 PC 게임이다. 띵소프트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개발자 대부분을 PC게임 삼국지 조조전의 엔딩까지 가본 사람들로 구성했다”며 “원작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이용자라면 삼국지 조조전에도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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