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임란 때 강탈 ‘울산동백’, 420년 만에 고향땅으로

입력 : 2015-05-24 19:40:52 수정 : 2015-05-24 23:18: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五色에 여덟 겹 꽃 피우는 희귀종
중구, 묘목 들어와 학성공원 식재
‘울산동백(오색팔중·사진)’이 자생지였던 울산 학성으로 돌아왔다. 울산동백은 한 나무에서 다섯 가지 색, 여덟 겹의 꽃을 피우는 희귀종이다

울산시 중구는 24일 학성공원과 중구청 광장에 울산동백을 심었다고 밝혔다.

울산동백은 한 나무에서 흰색, 진분홍, 분홍 등 색의 꽃잎이 핀다. 질 때도 일반 동백처럼 꽃잎이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고 벚꽃처럼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희귀한 동백나무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오색팔중산춘(五色八重散椿)’이라고 부른다. 3월 하순부터 4월까지 꽃이 핀다.

애초 울산 학성에서 자생하던 이 동백나무는 임진왜란 때 울산 학성을 점령한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화려한 자태에 반해 강탈, 일본으로 가져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쳤다고 전해진다.

도요토미는 이 동백을 일본 교토 지장원(地藏院)에 심게 했다. 이 동백이 유명해지면서 지장원은 동백나무 절이라는 의미에서 춘사(椿寺)로 불리게 됐다. 울산에서는 임진왜란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동백나무 1세는 1983년 고사했지만 수령 100년 안팎의 2, 3세 동백 10여 그루가 이 절에서 자라고 있다. 1992년 당시 이곳을 방문한 울산지역 문화계 인사가 울산 동백 ‘후손’이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한 뒤, 삼중 스님 등 여러 관계자의 노력에 힘입어 3세 묘목을 들여오게 됐다. 약탈당한 지 400여년 만이었다. 당시 울산시청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경남 사천 조명군총에 각각 심었지만, 현재는 울산시청 마당에 심은 나무만 자라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경기도 의왕의 한 종묘사가 2011년 12월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들여와 키우던 것을 구입해 학성공원에 6그루, 중구청 광장에 5그루를 각각 심었다”며 “올해는 광복 70주년이고, 2016년은 울산동백을 강탈당한 지 420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