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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마인드' 실제모델 존 내시 교통사고로 사망

입력 : 2015-05-25 09:28:46 수정 : 2015-05-25 09: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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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시상식 참석 후 귀국길에 아내와 참변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는 천재 수학자의 인생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모델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시(86)가 23일(현지시간)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ABC뉴스, AP통신 등 외신은 24일 존 내시와 부인 얼리샤 내시(82)가 전날 오후 4시30분께 미국 뉴저지주 턴파이크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택시가 가드레일과 충돌하면서 모두 숨졌다고 보도했다.

뉴저지주 경찰 그레고리 윌리엄스는 내시 부부가 사고 당시 택시 밖으로 튕겨 나왔다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 역시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불과 사흘 전인 1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을 수상한 내시는 시상식에 참석한 뒤 귀국, 뉴어크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내시는 오랫동안 선임 연구 수학자로 봉직한 프린스턴대학이 있는 프린스턴 타운십에 거주해왔다.

내시와 함께 공동으로 상을 받은 수학자 루이스 니렌버그(90)는 뉴어크 공항에서 내시 부부와 한 시간 동안 환담을 했다며 "내시는 진정으로 위대한 수학자이자 천재였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프린스턴대학의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성명을 통해 내시 부부가 프린스턴 대학 공동체의 특별한 일원이었다며 "고인의 비범한 업적은 게임이론에 영향을 받은 여러 세대의 수학자, 경제학자에 영감을 주었다"고 기렸다.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역을 맡은 러셀 크로도 내시 부부의 갑작스러운 부음을 듣고 이날 트위터에 "충격이다. 존과 얼리샤,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보낸다. 경이적인 파트너십. 뷰티풀 마인드. 뷰티풀 하트"라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조현병에 시달리면서도 수학과 경제학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룩한 내시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내시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작은 마을 블루필드에서 전기기사인 아버지와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그는 고등학생 때 E. T. 벨의 명저 '수학'(Men of Mathematics)을 탐독할 정도로 수학에 흥미를 느꼈지만, 엔지니어 출신인 아버지의 길을 따르려고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 공과대학(현 카네기 멜론대학)에 들어가 3년간 공부했다.

하지만 내시는 수학에 대한 열정을 지우진 못했으며, 카네기 연구소를 나오고서 프린스턴대학으로 진학해 평형이론을 전공하고 1950년에는 논문 '비협력게임'(Non-Cooperative Games)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내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수년간 강의를 하다가 브랜다이스대학에서 연구생활을 보내기도 했으나, 결국에는 모교인 프린스턴대학으로 돌아왔다.

노벨재단 웹사이트 게재를 위해 쓴 자서전에서 내시는 "망상 때문에 MIT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부득이 뉴저지 병원에 수개월 동안 입원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조현병 증세가 1970~80년대에 걸쳐 완화하면서 그는 "망상에 찬 생각들을 점차 지적으로 거부하기 시작했다"고도 술회했다.

그는 1994년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게임이론은 인간 경쟁의 역동성을 통찰력 있게 수학적으로 분석하면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시는 니렌버그과 함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 편미분방정식 분야에서 "획기적 기여"를 한 공로로 아벨상 수상자로 뽑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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