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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전염력 약하다더니… 한국서만 빠른 전파

입력 : 2015-05-27 18:45:47 수정 : 2015-05-28 00: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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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대처 화 키워… 불안감 확산…첫 환자 발생 엿새 만에 5명으로…네 번째 환자 격리·검사 요청 묵살…뒤늦게 경로 추적 ‘뒷북’ 드러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갈팡질팡 대응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메르스 네 번째 환자인 A씨는 지난 21일 보건당국에 격리와 검사를 요청했지만 보건당국은 이를 거절했다. A씨는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같은 병실에 5시간 정도 머물렀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였음에도 ‘매뉴얼’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적절한 사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급성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만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격리 병상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이 환자는 38도 이상의 고열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A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보건당국은 고열의 기준을 38도에서 37.5도로 낮추고 환자가 원하면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없어도 인천공항검역소 내 격리시설을 이용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보건당국이 매뉴얼에 얽매이지 않고 격리·검사 기준을 융통성 있게 적용했다면 추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당국의 메르스 대응은 처음부터 허점을 보였다.

첫 메르스 환자가 귀국 후 메르스 유사 증세를 보이며 병원 3곳을 돌아다녔지만 당국은 파악하지 못했다. 2013년 만들어진 메르스중앙방역대책반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 환자가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바람에 이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와 의료진 등을 포함해 60여 명이 무방비로 메르스에 노출됐다.

방역당국은 메르스의 전염성이 약하다고 설명했으나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엿새 만에 메르스로 확진된 환자는 5명까지 늘었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중동 국가를 제외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등에서 환자 수가 5명 이상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보건당국은 뒤늦게 첫 메르스 환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며 해당 지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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