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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춘의종교과학에세이] 부분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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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9 19:50:19 수정 : 2015-05-29 19: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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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의 권익이 먼저인가 전체의 생존이 먼저인가, 국민의 복지가 우선인가 국가의 경제성장이 우선인가 등 부분과 전체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찌기 플라톤은 그의 저서 ‘파르메니데스’에서 부분과 전체의 논리를 다뤘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형이상학’ 제7권에서 부분과 전체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에 관해 논의했다.

불확정성원리의 발견과 양자물리학의 정립에 혁혁한 공을 세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하이젠베르크는 세계적 명저 ‘부분과 전체’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대물리학에서 불확정성 관계, 입자와 파동, 시간과 공간, 물질과 에너지, 통일장이론 등은 전체로 봐야 한다. 물리학이라는 부분도 철학, 언어, 윤리, 역사, 정치 등 전체에 연결된다. 근래에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학문 간의 학제 연구나 통섭이 주목받고 있다. 전체는 부분의 총합인가 그 이상인가. 부분과 전체의 우선은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부분과 전체의 상호관계는 무엇인가.

전체는 부분에 우선한다. 사람들은 온전한 것을 바란다. 성경 고린도 전서에는 부분과 온전함에 관한 말씀이 있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그때에는 내가 온전히 알리라.”(13장 9∼12절) 사람들은 보다 포괄적이고 온전한 이론을 바란다. 부분적인 이해·기능이나 가치·만족보다는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것을 선호한다. 전체를 알고 이해할 때 부분의 가치와 역할이 분명해진다.

그리고 전체가 공유할 때 부분이 보장된다. 진정한 자유·평화·통일·행복·기쁨은 전체가 공유할 때 담보된다. 전체가 공유하지 않으면 부분적인 것은 불안전하고 침해를 받는다. 세계평화, 세계환경 문제, 유엔 창설, 글로벌 네트워크, 인류대가족을 주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참사랑은 전체를 위한다. 사람은 누구나 참사랑을 좋아한다. 참사랑은 보편적이며 부작용과 부산물을 만들지 않고 원수까지도 포용한다. 그것은 참사랑의 근본 속성이 부분보다는 전체를 위하기 때문이다. 개인보다는 가정, 가정보다는 사회, 사회보다는 국가, 국가보다는 세계를 더 사랑할 때 참사랑은 더 높아진다.

김진춘 청심대학원대교수
나아가 만유의 제1원인은 전체를 포괄한다. 전체의 이상·목적·법칙·질서를 살펴야 부분의 위치가 올바로 보인다. 전체에 내재하는 통일성과 체계성을 통해 부분의 역할과 가치가 드러난다.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중심한 삶이 중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부분은 무시될 수 없다. 부분은 전체를 형성하며, 전체를 온전케 한다. 부분은 전체의 일부지만 그 속에는 전체의 이념과 가치가 들어 있다. 부분이 간과되고 손상될 때 전체의 온전함도 상실된다.

그래서 전체를 우선으로 하되 부분과 전체는 상호의존적이다. 모든 존재는 개체목적과 전체목적을 가진다. 개체목적은 개체의 생존·성장·발전·기쁨을 위한다. 전체목적을 떠나면 개체목적은 보장되지 않고, 개체목적을 보장하지 않으면 전체목적은 온전하지 못하다.

가정·회사·국가·세계 등 모든 공동체는 부분과 전체의 문제를 안고 있다. 부분과 전체가 잘못 정립됨으로써 고통받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김진춘 청심대학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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