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정체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열성 팬들이다. 수원이 내놓은 레트로(복고) 유니폼의 인터넷 구매를 놓친 팬들이 16일 경기장에서 판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날부터 자리를 잡고 밤을 지새우려 달려왔다.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팬들은 16일 오전 9시 판매 개시를 앞두고 300명을 가뿐히 넘겼다. 결국 이날 수원이 준비한 418벌의 유니폼은 삽시간에 모두 팔렸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팬들이 창단 당시 디자인으로 만든 복고 유니폼을 사기 위해 판매 하루전인 지난 15일 밤부터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기념품 판매소 앞에 텐트를 치고 기다리고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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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 마침내 유니폼 시안이 나왔다. 창단 당시 유니폼 제작사인 라피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아디다스 코리아의 협조로 1995년 당시의 유니폼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 1년 전에 이미 만들었지만 이 사항은 극비였다. 그만큼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다. 지난 1월, 올 시즌 수원 선수들이 입고 뛸 유니폼이 팬들 앞에 공개됐지만 기대했던 용비늘이 들어가 있지 않자 여기저기서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8일 수원은 20주년 기념 유니폼을 깜짝 공개했다. 창단 당시 가슴에서부터 내려오는 하늘색의 사선 무늬가 팬들 사이에서 용비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던 그때 그 유니폼에 브랜드만 바뀌었다. 수원은 이 유니폼을 자체 온라인 쇼핑몰에 내놨고, 전체 1995벌 중 1차 판매분 500벌을 먼저 팔았는데 3분 만에 소진됐다. 이어 내놓은 2차 판매분 500벌도 28분 만에 완판됐다. 수원 선수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31일 인천전에 출격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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