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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열성 팬들 향수·추억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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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30 06:00:00 수정 : 2015-05-30 18: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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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돗자리… 밤새워 구매행렬
지난 15일 오후 9시쯤. 어둠을 헤친 인파가 삼삼오오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갑자기 기념품 판매소 앞에 텐트를 치고 돗자리까지 깔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다는 텐트 행렬이 때아닌 5월에 등장한 것이다.

이들의 정체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열성 팬들이다. 수원이 내놓은 레트로(복고) 유니폼의 인터넷 구매를 놓친 팬들이 16일 경기장에서 판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날부터 자리를 잡고 밤을 지새우려 달려왔다.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팬들은 16일 오전 9시 판매 개시를 앞두고 300명을 가뿐히 넘겼다. 결국 이날 수원이 준비한 418벌의 유니폼은 삽시간에 모두 팔렸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팬들이 창단 당시 디자인으로 만든 복고 유니폼을 사기 위해 판매 하루전인 지난 15일 밤부터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기념품 판매소 앞에 텐트를 치고 기다리고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제공
수원의 복고 유니폼 프로젝트는 2013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는 수원은 팬들을 위해 의미 있는 상품을 내놓고 싶었다. 고심 끝에 팀 스폰서인 아디다스 측에 “2015년 유니폼은 창단 때 디자인이던 용비늘 무늬를 넣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아디다스 측의 답변 은 “노(No)”였다. 국제대회 단골 손님인 수원은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아디다스 코리아가 아닌 아디다스 독일 본사에서 직접 디자인한 유니폼을 사용한다.

아디다스는 용비늘 무늬가 자사의 디자인 방침과 다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수원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아디다스 코리아와 다시 머리를 맞댄 끝에 본사 지침과는 별도로 용비늘 무늬가 들어간 유니폼을 만들기로 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봄, 마침내 유니폼 시안이 나왔다. 창단 당시 유니폼 제작사인 라피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아디다스 코리아의 협조로 1995년 당시의 유니폼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 1년 전에 이미 만들었지만 이 사항은 극비였다. 그만큼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다. 지난 1월, 올 시즌 수원 선수들이 입고 뛸 유니폼이 팬들 앞에 공개됐지만 기대했던 용비늘이 들어가 있지 않자 여기저기서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8일 수원은 20주년 기념 유니폼을 깜짝 공개했다. 창단 당시 가슴에서부터 내려오는 하늘색의 사선 무늬가 팬들 사이에서 용비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던 그때 그 유니폼에 브랜드만 바뀌었다. 수원은 이 유니폼을 자체 온라인 쇼핑몰에 내놨고, 전체 1995벌 중 1차 판매분 500벌을 먼저 팔았는데 3분 만에 소진됐다. 이어 내놓은 2차 판매분 500벌도 28분 만에 완판됐다. 수원 선수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31일 인천전에 출격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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