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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파고든 '일베'…방송사고 되풀이되는 이유는

입력 : 2015-05-30 11:10:30 수정 : 2015-05-30 1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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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내부 관리에도 '일베 지뢰밭'…"결국 사람의 문제"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자 만든 콘텐츠가 TV 프로그램에 버젓이 등장하는 방송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잇따른 일베 방송사고 원인을 따지다 보면 결국 방송사 관리 소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방송사들은 매번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결국, 콘텐츠 제작 일선에 있는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잇따르는 일베 방송사고

지난 24일 방송된 SBS TV 메인뉴스인 '뉴스8'은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의도로 일베 회원이 만든 음악을 리포트 효과음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SBS TV 뉴스가 일베 방송 사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BS TV는 2013년에도 8월과 '뉴스8'과 9월 '스포츠뉴스'에서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이미지, 일베와 연세대 로고를 합성한 이미지를 노출해 물의를 빚었다.

이듬해에도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일베와 고려대 로고를 합성한 이미지가 노출되고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노 전 대통령 얼굴이 합성된 화가 신윤복 그림이 등장하는 등 SBS TV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일베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MBC TV도 일베 무풍지대는 아니다.

지난달 MBC TV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 스포츠뉴스는 2018 러시아월드컵 로고에 노 전 대통령의 공 차는 모습을 합성한 일베 이미지를 내보내는 방송사고를 냈다.

2013년에는 '기분 좋은 날'이 유명 화가 밥 로스를 소개하면서 밥 로스 사진 대신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 얼굴을 넣어서 만든 합성 이미지를 내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KBS는 지난달 인터넷 스포츠 프로그램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 영상에서 독일 바이에른 뮌헨(FC Bayern Munchen)의 앰블럼 속 구단 명칭을 바이에른 무현(FC Bayern muhyun)으로 바꾼 그림을 삽입해 비난의 대상이 됐다.

◇ 갈수록 교묘해지는 '일베'의 덫

일베 방송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에는 인터넷 자료를 무분별하게 내려받아 쓰는 제작 행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일베' 회원들이 갈수록 교묘하게 편집한 고화질 자료로 '덫'을 놓으면서 이를 가려내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취약한 고리가 그동안 일베 방송 사고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된 각종 단체의 로고들이다.

한 방송사 편집기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로고는 기관이나 단체가 홍보를 위해 만든 것이라 사실상 저작권 개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이들 고화질 자료를 얻으려고 인터넷에서 찾아 쓰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 24일 SBS '뉴스8' 방송사고는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을 입혀 희화화한 음악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육안으로 분별하기 어려운 이미지 자료와는 별개인 특수 사례다.

이 때문에 SBS에 일베 회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SBS는 이에 다음 날 '뉴스8' 신동욱 앵커의 마무리 멘트를 통해 "담당 기자가 자료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이 음성을 사용했고 이것이 고의로 합성됐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의도성을 부인했다.

SBS 홍보실 관계자는 30일 "회사에서 엄중 문책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번 문책 대상자 범위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베 방송 사고로 곤욕을 치른 방송사들은 내부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이미지나 각 기관 홈페이지에 오른 기본 이미지를 사용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번에 SBS 방송사고 소식을 접한 다른 방송사 보도국에서도 기본적인 내부 DB 자료 위주로 사용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고 기자들은 전했다.

일베 방송사고를 막으려면 아무리 촌각을 다투는 방송 제작 환경에서도 개인이 주의에 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S 관계자는 "아무리 자체 DB를 강화한다고 해도 제도적인 장치로 100% 걸러낼 수 없는 이상 결국 사람의 문제"라면서 "콘텐츠 제작자 개인이 조심해야 하고 특히 원자료를 처음 접하는 제작자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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