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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하얀 풍차·푸른 초원… ‘내 마음의 풍경’

입력 : 2015-06-11 20:09:07 수정 : 2015-06-11 2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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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대관령 ‘하늘목장’
해발 800m 이상 고원에 자리 잡아
대관령 골짜기서 불어오는 바람
기분 좋은 청량감이 온몸 감싸
윙윙 도는 하얗고 거대한 바람개비
초원과 어우러져 이채로운 풍광이
 
1974년 문을 연 강원도 평창 하늘목장은 그동안 비공개로 운영되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의 방문을 받아들였다. 드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떼와 양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본격적인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6월이지만 도시는 뜨겁다. 지구온난화, 열섬 현상 등 산업화가 만들어낸 괴물들 탓일 것이다. 이럴 때 생각나는 곳이 강원도 평창 대관령 일대 푸른 목장들이다. 해발 800m 이상 고원에 자리 잡아 여전히 서늘한 기운이 넘쳐 난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풍경이 주는 시원한 눈맛은 몸의 시원함을 배가시킨다.

대관령의 여러 농장 중 하늘목장을 찾았다. 인근 삼양목장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목장으로 1974년 처음 문을 열었다.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다가 지난해 9월부터 여행객들의 발길을 받아들였다. 입소문이 나지 않아서인지 아직 인파로 북적이지는 않는다. 그런 만큼 대관령의 청정한 바람과 공기를 만끽하기에 좋다.

용평리조트, 알펜시아리조트 등으로 겨울스포츠 마니아들에겐 익숙한 곳인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차로 10분여만 달리면 하늘목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여행객들을 반기는 것은 푸른 초원이다. 

거대한 산의 비탈 하나가 목초들로 빈틈없이 메워져 있다. 넓이가 여의도의 3배인 9000만㎡에 달한다. 군데군데 풀을 뜯는 소떼와 양떼의 모습도 보인다. 이내 더 반가운 친구를 만나게 된다. 시원한 산바람이다. 대관령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끊임없이 코를 간지럽힌다. 에어컨이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한기가 아닌 기분좋은 청량감이 온몸을 감싼다. 
하늘목장 정상 인근에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여럿 서있다. 하얀 빛깔의 거대한 구조물이 푸른 초원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광을 만든다.

 
불어오는 산바람에 몸을 맡기며 목장을 산책하기만 하면 된다. 산 둔덕을 따라 목장길이 나 있는데 계속 올라가면 목장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길은 험하지 않다.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올라갈 만하다. 연인과 함께라면 군데군데 마련돼 있는 나무그늘 벤치에서 쉬어가도 좋다. 아이들이 있다면 목장길 바로 옆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 양떼들을 보며 자연학습을 할 수도 있다.   
목장의 초여름을 만끽하며 한참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이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진 모습이다. 눈을 옆 산으로 돌려봐도 풍차가 돌아가고 있다. 하얀 빛깔의 거대한 바람개비는 초록빛 초원과 어우러져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풍력발전기가 있는 이곳이 하늘목장의 꼭대기다. ‘윙윙’거리며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에서 목장을 내려다보는 기분은 일품이다.

선자령 정상. 대관령인근 지역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트레킹 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이미 목장 최정상까지 왔지만 조금 더 욕심이 난다면 산을 계속 올라가도 된다. 목장을 벗어나면 선자령 가는 길이 이어진다. 선자령은 대관령 인근 목장지대의 최고봉으로 높이 1147m에 달하는 봉우리다. 아름다운 풍광과 완만한 등산로로 트레킹 명소로 소문나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대관령휴게소에서 이어지는 등산로를 주로 이용했지만, 하늘목장의 개방으로 더 쉽게 이곳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선자령에서 내려다본 대관령. 푸른 초원 위로 풍력발전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하늘목장 정상에서 15분 정도 가면 선자령에 도달할 수 있다. 등산로에서는 하늘목장뿐아니라 인근 삼양목장의 경치까지 보인다. 하늘목장처럼 삼양목장도 푸른 창공 아래 풀밭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선자령 정상에서 바라본 강릉시. 도시 너머로 동해바다도 보인다.
마침내 선자령에 오르면 발아래로 또 다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앞으로 강릉시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서북쪽으로는 오대산이 자리하고 있다. 선자령은 초여름과 함께 겨울 풍광 또한 백미라고 한다. 한겨울 대관령에 내린 눈꽃이 선자령의 부드러운 능선과 어우러지며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초여름 대관령의 시원함을 몸과 마음에 한껏 담아둔 후 비경을 만나러 한번쯤 이곳을 다시 찾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평창=글·사진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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