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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도와 바람이 만든 오묘한 회색빛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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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6-18 18:13:35 수정 : 2015-06-18 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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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바다의 매력…동해시로 가요!
거센 바닷바람과 파도가 석회암절벽을 다듬어 추암해변 촛대바위의 절경을 만들었다. 자연이 만든 회색빛 조각품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장관이다.
동해 바다의 매력은 무엇일까. 끝없이 이어진 태평양과 광대한 백사장, 거센 파도가 만들어낸 기암괴석 해안, 오징어잡이배들이 분주한 활력 넘치는 항구, 장대한 일출까지 동해 바다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는 동해 바다의 매력을 모두 감싸안은 도시다. 이곳에서 우리가 동해 바다에서 꿈꾸는 광경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촛대바위다. 동해시내에서 차로 10여분 달리면 작은 어촌마을을 끼고 있는 바닷가가 나온다. 바로 추암해변이다. 앙증맞은 백사장이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곳이다. 그러다 백사장의 왼편을 바라보면 경탄이 절로 나온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멋들어진 바위섬들 때문이다. 섬들 사이로 유난히 삐죽 솟은 촛대바위도 눈에 들어온다.

해변을 가로질러 걸어가면 바위섬 가까이까지 갈 수 있다. 원래는 육지와 완전히 분리된 섬이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주변에 모래가 퇴적되면서 육지와 거의 한몸이 됐다. 그 주변으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가까이서 보는 기암괴석의 모습은 더욱 절경이다.
 
추암의 해변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암반이 바람과 파도에 침식돼 숨겨진 모습을 드러낸 전형적인 ‘라피에’ 지형이다. 동해의 거센 파도와 바람이 하나의 예술품을 만들어냈다. 오묘한 회색빛 바위와 푸른 바다가 만들어낸 조화도 기막히다. 촛대바위와 바위섬들은 ‘능파대(凌波臺)’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조선시대 도체찰사로 이곳에 온 한명회가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절경에 반해 붙였다는 이름으로 ‘미인의 걸음걸이’라는 뜻이다. 촛대바위 옆 작은 동산에는 조그마한 정자도 하나 있다. ‘해암정’이라는 정자로 고려 공민왕 때 삼척심씨 시조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내려와 지은 곳이다. 
추암해변의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서 있는 해암정.
고즈넉한 정자 옆에 서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 옛 선비들의 풍류를 조금이나마 실감하게 된다. 이밖에도 추암해변은 동해안의 대표적 일출명소이기도 하다. 바위섬을 배경으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놓치지 말고 꼭 봐야 할 장관이다.
강원도의 석탄을 외지로 실어나르며 한때 동해안 최대의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묵호항. 요즘은 오징어잡이배들로 분주한 항구다.
자연이 만든 예술품을 한껏 즐긴 후, 이제 사람냄새 나는 바다를 만나볼 차례다. 추암해변에서 바다를 따라 자동차로 30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제법 큰 규모의 항구인 묵호항이 나타난다. 한때는 강원도의 석탄과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산업항으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던 곳이기도 하다. 석탄산업의 쇠퇴로 그 위세는 사라진 대신 그 자리는 수많은 오징어배들이 채웠다. 
전구가 주렁주렁 달린 독특한 모양의 배들 사이로 다음날 새벽 출항을 준비하는 어부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그들의 활기를 느껴보는 것도 동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묵호항에서 인근 동문산에 자리 잡은 묵호등대도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다. 1963년 세워진 유인등대로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하얀 등대가 맑고 깨끗한 경치를 만든다. 장년 세대의 명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된 곳으로 연인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로맨틱포인트이기도 하다. 
묵호항 옆 동산에서 항구를 내려다보고 있는 묵호등대.
사람이 북적거리던 묵호항에서 차로 10분 정도만 달리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해변이 나타난다. 바로 망상해변이다. 그야말로 우리가 동해 바다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 그대로의 해변이다. 
망상해변은 2㎞가 넘는 광활한 백사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해수욕장이다.
해안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하얀 모래, 그 주변을 감싸는 부드러운 소나무숲이 담백한 풍경을 연출한다. 2㎞에 이르는 드넓은 백사장을 걸으며 동해 바다의 매력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다.
천곡동굴의 모습. 천연석회암동굴로 동해 시내 한복판에 있다.

추암해변에서 묵호항과 망상해변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천곡동굴 또한 놓치기 아까운 동해의 포인트다. 4억년 전에 생성된 천연 석회암 동굴로 1.4㎞의 크지 않은 규모에도 신비한 종유석들이 가득 차 있다. 동해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잠시 들러가기에도 좋다. 동해시 바다여행의 좋은 쉼표가 될 만하다.

동해=글·사진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33)

수도권에서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를 차례로 거쳐 동해나들목으로 빠져나오면 된다. 이후 해안을 따라 이어진 7번국도를 남쪽으로 10여분 달리면 추암해변에 도착한다. 묵호항과 망상해변은 동해고속도로 망상나들목을 이용하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무릉계곡은 동해시내의 효가사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천곡동굴은 동해 신시가지인 천곡동에 자리한다. 동해시는 천곡동과 망상해변 등지에 관광호텔급의 대형 숙소가 몰려 있다. 망상해변에는 낙원비치가족호텔(534-3400), 썬라이즈호텔(534-3017), 천곡동은 뉴동해관광호텔(533-9215), 대주호텔(534-1004)이 자리 잡고 있다. 추암해변 인근에서도 모텔과 펜션 등 숙박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동해시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음식인 곰치국과 물회의 맛집이 많다. 곰치국은 물곰식당(535-1866)과 동해바다곰치국(532-0265)이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부흥횟집(531-5209)과 신라횟집(532-2065)의 새콤달콤한 물회도 놓칠 수 없는 별미다. 성게, 전복 등 푸짐한 해물을 즐길 수 있는 동그라미해물집(522-4449)도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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