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FLOW and PAUSE 전' …지친 현대인들에게 명상과 휴식을

입력 : 2015-06-22 14:51:05 수정 : 2015-06-26 17:31:5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을 맞아 갤러리 팔레 드 서울에서 7월 3일까지, 젊은 작가 2인이 펼치는 ‘FLOW and PAUSE 전’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안겨준다. 명상의 휴식을 진중하면서도 담담히 전하는 작가 에이림(A-RIM)과 유쾌하고 즐거운 휴식을 선사하는 작가 태우(TAE-WOO)가 그들이다. 
에이림의 ‘기억’

# FLOW : 에이림(A-RIM)

작가 에이림은 다양한 바다 물결에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의 결(질서)’를 투영시키는 작업을 주제로, 에너지 가득한 푸른 스펙트럼을 화면 가득 풀어 놓는다. 작품 속 물결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스스로 흘려 보내는 내면 성찰만이 질서와 자유로움을 탄생 시킨다는 작가의 담담한 상념을 의미하며, 수 없이 많은 물결을 반복하는 작가의 명상적 활동과 장지채색기법으로 스며듬을 활용한 시각적 깊이감은 우리에게 정중동, 고요함과 그 안에서의 흐름을 통한 숭고함, 그리고 그것을 통한 진정한 내면 성찰의 화두를 던져준다.

삶이란 멈춤이 없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며 흐르는 물결도 이와 같다. 무수히 많은 빗방울 속에 하나의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내 사라지고 또 다른 섬이 나타난다. 우리의 지각은 하나의 고정된 실체로 인지하지만, 이 둘은 오직 흐름 속에 일시적 응집일 뿐, 결코 고정되거나 완결되는 일이 없다. 인간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시적인 드러남일 뿐이다. 우리가 세계를 조각내어 바라보는 까닭에 결국 조각난 세계를 경험하고 만다. 살갗으로 바다를 경험하는 것과 풍경으로 바라보는 바다가 다르듯, ‘경험함’과 동시에 ‘경험하는 나 자신’을 바라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지각되는 ‘흐름’ 속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삶의 고통은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지 못할 때 온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사실상 하나인데 어디에 초점을 고정시키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에이림의 ‘가변적 질서’

무궁무진하게 모습을 바꾸는 물결은 오직 변화만이 세계의 유일한 질서임을 상기시켜 준다. 무수한 선으로 물결을 그려내는 행위는 일종의 명상과 같고, 변화를 거부하고 형상에 집착하는 마음을 씻어준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흐름은 다양한 형태로 세계를 가로질러 나아간다. 그 모습은 고독한 여행가의 여정과도 같아서 과거와 미래를 헤아리기조차 쉽지 않다. 사각의 공백으로 향하는 에이림의 작품 속에서 물과 육지 그리고 하늘은 전부 물리적인 제약을 벗어난 구도와 형상으로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초현실적인 풍경 속을 가로지르는 물이 닿는 길을 작가는 의식 속에서 끊임 없이 응시하면서 그 끝 너머에 있는, 출발점이었을지도 모르는 결말을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다.

전시회를 기획한 박소정 큐레이터는 “한 겹 한 겹의 물결을 차분히 그려가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 작가는 오히려 하나로 고정되려는 마음을 지워내고 그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태우의 ‘Pool-Lay 첨벙’

# PAUSE : 태우(TAE-WOO)

호흡을 고르고, 잠시 숨을 멈추다가…첨벙!

인공으로 만들어낸 휴양지의 상징인 ‘수영장’이 수묵화의 농담으로 표현된 희뿌연 공기와 ‘동양의 산수 풍경’에 둘러 싸인채, 생경한 풍경을 빚어낸다. 정지된 찰나의 순간이 증언하는 수영장이다. 다이빙 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상반신은 물 위의 희미한 그림자로 입수 직전의 하반신은 재치 발랄한 입체 오브제로 표현했다. 작가 태우는 Pool + lay = Play, Pool(수영장)과 Lay(놓다, 눕히다)라는 두 단어를 하나로 묶어 화폭에 ‘즐거움’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의 의도대로 작가의 의지에 철저하게 구획되고 경영된 공간 속에서 유쾌하게 노니는 새로운 형태의 휴식을 경험케 한다.

관람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 무료 관람. (02)730-7707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