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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윤계상 "연기, 표현 못할 만큼 재미있어요"

입력 : 2015-06-22 15:54:42 수정 : 2015-06-22 15: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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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 데뷔해 연기 경력이 어느덧 10년이 넘은 서른일곱 살의 배우 윤계상에게 영화 '소수의견'이 맡긴 역할은 법정 안팎에서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어가는 젊은 변호사다.

철거 현장에서 의경을 죽인 철거민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된 윤진원 변호사는 까도 까도 새로운 얼굴을 내미는 권력에 맞서면서 이 사회에서 법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문자답한다.

그를 연기하는 배우는 조금씩 쌓이는 감정을 억눌러 복잡한 극을 단단하게 끌어야 했고 그러는 와중에 법조인으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22일 오후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윤계상은 담담한 말투로 촬영 전후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윤진원이라는 인물에 대한 욕심, 나아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욕심을 끊임없이 내비쳤다.



그는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두려웠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배우로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정말 많이 됐어요. 그런데 손에서 못 놓겠더라고요. 이런 영화는 또 없으니 기회다 싶었죠. 못 하면 욕먹는 거지만, 100번 각오하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촬영 과정은 예상대로 큰 압박이었다. 극의 주역으로서 대사량이 엄청났고 일상에서 쓰이지 않는 법정용어가 쏟아졌다.

법정신은 콘티(촬영 전 장면의 대략적인 스케치) 없이 카메라가 즉흥적으로 배우의 동선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으로 촬영됐다. 감독은 이 장면이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될 수 있다고 해 욕심에 불을 질렀다. 윤계상도 "밀리고 싶지 않아서 연습을 좀 했다"며 웃었다.

그는 특히 선배 변호사 장대석 역을 맡은 유해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유해진 선배가 '이끼'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잖아요. 어떻게 하신 거냐고 물더니 한 달 동안 눈만 뜨면 그 대사만 연습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뛰어난 배우가 그렇게 하는데… 그래서 연습을 좀 했어요. 법정용어들도 입에 붙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했고요."



인물을 둘러싼 상황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므로 배우에게도 점점 감정이 쌓였지만, 감독의 주문은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는 것이었다. 윤계상은 각 캐릭터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받아들였다.

"윤진원은 정의로워만 보이지 않았으면, 인간으로서 삶의 과정으로 보여줬으면 싶었던 것 같아요. 윤진원 옆에 장대석을 둔 것도 이유가 있었겠죠. 이번 작품 찍으면서 처음으로 다른 배우들한테 관심이 많이 갔어요. 이분들이 왜 캐스팅됐을까? 내 연기만이 아니라 감독의 시선으로도 배우들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처음 느꼈죠."

처음 역을 맡았을 때의 두려움과 긴장감을 촬영하면서 떨쳐내고 편안해진 시점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끝까지 긴장했다"고 했다. 극중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공수경 기자 역을 맡은 김옥빈에게 카메라 밖에서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할 정도였다.

"조금만 방심하면 흔들리는 역할이라 끝까지 치열하게 갔어요. 윤진원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감정이 쌓여서 옥빈씨와 연기하다가 버럭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터뜨리면 안 된다고 해 다시 찍었죠."

캐릭터에 대해 많은 걸 요구하는 감독을 만나면 오히려 집중도가 더 높아진다는 그에게 연기가 왜 그렇게 좋은지 묻자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제가 연기 욕심이 많아요. 군대 갔을 때는 영화를 못 보겠더라고요. 너무 하고 싶어서. 첫 휴가 나와서 '주먹이 운다'(최민식·류승범)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배우의 저런 연기는 계산된 걸까 너무 궁금해서 저도 계속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배우 윤계상에게 '소수의견'은 어떤 계기를 주는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1년은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비스티 보이즈'(2008년) 했을 때 팬들도, 저희 어머니도 난리였어요. 꼭 해야 했느냐고. (웃음) 그런데 1년 후 지나고 보니 제게는 행운이었어요. 그때부터 영화계에서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한 것 같거든요. '소수의견'도 '비스티 보이즈', '풍산개' 같은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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