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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똑똑해지는 車 SW기술… 자율주행시대 '성큼'

입력 : 2015-06-23 15:45:23 수정 : 2015-06-23 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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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V 에코…’ 등 구동계 획기적 발전… 인간·기계의 소통 ‘HMI’ 속속 도입… 터치디스플레이·픽셀라이트 등 선봬… 접지력위한 고무화합물 연구개발 공개… 후방 상황 인식·예측해 급정거도 가능
차량 간 네트워크로 전방에 대기 중인 보행자 정보를 뒷차에 전달해 줘 속도를 낮춤으로써 사고를 방지하는 ‘V2X’ 기술 조감도. 
콘티넨탈 제공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 외곽의 한 주행시험장. ‘콘티드롬’이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세계적인 부품업체인 콘티넨탈의 오토모티브 그룹(새시 안전, 구동, 인테리어 담당)과 러버그룹(타이어, 콘티테크 담당)이 그간 쌓아온 기술들을 보여주는 ‘테크쇼 2015’가 한창이었다. 2013년 시작된 이 행사는 2년마다 개최돼 올해로 2회를 맞는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닷지 등의 주력 양산차들이 즐비하게 전시장을 채웠지만 행사의 주인공은 차량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기술이다. 오전 11시부터 4시간 동안 흰색 텐트로 구성된 6개의 ‘토픽 아일랜드’ 등을 돌며 이론교육을 받았고, 이후 4시간 동안 33대의 차량에 담긴 38가지 기술을 트랙에서 직접 경험했다.

독일 하노버 외곽 ‘콘티드롬’에서 열린 ‘2015 콘티넨탈 테크쇼’에서 기술을 설명하고 시연해 주는 인스트럭터들이 갖가지 기술이 담긴 차량들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6가지 토픽… 역시 ‘효율과 주행 즐거움’


콘티넨탈은 행사를 6가지 주제로 구성했는데, 첫번째 섹션인 ‘효율과 주행 즐거움’ 섹션에 꽤 많은 공을 들인 듯 보였다. ‘연비가 좋은 자동차는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게 통설이지만 “획기적인 구동계 기술로 효율과 주행의 즐거움은 더 이상 상충하지 않는다”고 콘티넨탈은 말하고 있었다. 중국 업체가 출시할 소형 전기차에 들어갈 전기구동시스템, 기존보다 21%나 연료를 아낄 수 있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48V 에코 드라이브’, 세계 최초의 알루미늄 터보차저 등 요즘 시장에서 주목받는 차량에 장착됐거나 예정인 기술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독일 하노버 외곽 ‘콘티드롬’에서 열린 ‘2015 콘티넨탈 테크쇼’에서 갖가지 기술이 탑재된 차량들이 원형 로터리에서 시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콘티넨탈 제공
전시회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소통을 의미하는 ‘총체적 HMI’를 통해 운전자의 휴대전화가 렌터카의 열쇠로 쓰일 날도 머지않았음을 직감할 수도 있었다. 국내 업체가 강점인 커브드(곡면) 아몰레드(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기존 아날로그 디스플레이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러스터, 운전자 손가락에 반응해 진동함으로써 햅틱 피드백(Haptic Feedback)을 제공하는 터치 디스플레이가 HMI의 예로 제시됐다. 운전자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지능형 LED(발광다이오드)인 픽셀 라이트도 HMI로 각광받았다.

독일 하노버 외곽 ‘콘티드롬’에서 진행된 ‘2015 콘티넨탈 테크쇼’에서 운전자가 사이드미러를 대신하는 화상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콘티넨탈 제공
‘미래 자동차의 구성요소’로는 언덕 너머의 교통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차량이나 인프라와 통신하는 시스템이 소개됐다. ‘감지·계획·실행’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카메라와 레이더, 전자제어장치, 페달 등이 어우러진 것으로 자동긴급제동, 햅틱 페달 등이 그 결과물이다.

‘다음 단계의 기술’로 세계적인 화학기업 독일 바스프의 유리섬유 강화 울트라미드 폴리아미드로 만든 변속기 크로스빔이 소개됐는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적용된 기존 알루미늄 모델보다 25% 가볍다고 한다.

‘최대 접지를 위한 혁신’에서는 2012년 길이 300m, 폭 30m의 건물에 건설한 전천후 타이어 시험시설인 ‘자동 실내 제동 분석장치’(AIBA)와 2007년 이후 접지력 향상을 위해 아디다스와 협력해 고무화합물을 개발 중인 활동이 공개됐다. 

독일 하노버 외곽 ‘콘티드롬’에서 열린 ‘2015 콘티넨탈 테크쇼’에서 1990년대 출시된 노란색 BMW ‘318ti’가 2012년 출시된 ‘콘티 프리미엄 콘택트 5’를 장착하고 젖은 노면 구간을 재빨리 빠져나가고 있다. 콘티넨탈 제공
◆모든 신기술, 미래의 자율주행에 수렴


트랙에서 4시간을 보내고 나서 콘티넨탈 직원이 “어떤 기술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었을 때 “모두”라고 흔쾌히 답해줬다. 사실 콘티드롬에서 경험한 기술 대부분은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과거나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주차하거나 저속주행을 할 때 유용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이젠 흔한 기술이지만, 콘티넨탈은 여기다 후방 상황을 인식하고 예측해 속도를 줄이거나 급정거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덕분에 차량 뒤쪽에 아이가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멈추는 게 아니라 차 진행방향과 아이 행동반경을 계산해 멈출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차량 후진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사고가 유독 많은 미국의 차량에 장착된다.

독일 하노버 외곽 ‘콘티드롬’에서 열린 ‘2015 콘티넨탈 테크쇼’에서 2000년에 출시된 타이어와 2012년 나온 타이어로 접지력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콘티넨탈은 향상된 타이어 접지력을 보여주기 위해 10여년 전 출시한 타이어까지 꺼내들었다. 1990년대 출시된 노란색 ‘BMW 318ti’에는 2012년 출시된 ‘콘티 프리미엄 콘택트 5’를, 올해 출시한 ‘BMW 116i’에는 2000년에 나온 ‘콘티 프리미엄 콘택트’가 각각 장착됐다. 최신 타이어를 장착한 ‘노장’ 318ti은 젖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했지만 신상 차량은 자꾸 노면에서 밀려나갔다. 차량 연식이 20년가량 차이가 나지만 역시 주행성능은 타이어 성능이 크게 좌우했다.

엔진 진동을 조절하고 트렁크에 장착한 진동자를 울려 소형차의 ‘소심한’ 엔진소리를 4기통, 6기통처럼 바꾸는 기술도 소개됐다. “시끄러워 행인에게 피해를 줄 것 같다”고 지적하자 콘티넨탈의 인스트럭터는 “오직 운전자만 위한 것이라 차 밖의 보행자들은 이런 웅장한 엔진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앞차가 정지하면 섰다가 출발하면 따라서 출발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흔하지만 콘티넨탈은 여기다 속도제한은 물론이고 곡면까지 감안해 속도를 줄이는 기능을 추가했다. 전방에 발생한 사고로 정지한 차량이 보내준 정보를 받아 급정거하지 않고 안전하게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현장시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차선 감지장치는 도로선이 옅으면 작동이 힘들었는데, 레이더로 앞차의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차선을 인식하는 기술이 추가되면서 도로선이 희미한 시골길도 안전하게 내달렸다.

거의 모든 기술을 경험할 때쯤 인스트럭터에게 “이들 기술은 미래의 자율주행으로 수렴하는 것 같다”고 넌지시 물었다. 그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당연하다”고 답했다.

하노버=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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