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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걸으며… 힐링하며… 지자체도 여행객도 "길에서 길 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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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6-27 07:21:39 수정 : 2015-06-27 09: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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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돈 몰리는 명품길 조성 열풍
지방자치단체마다 명품 길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걷고 달리고 오르기’ 열풍에 발맞춰 바다와 산, 계곡 등 자연환경을 체감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다. 주민에게 건강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불러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경북 영덕군 남정면 부곡리∼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64.6㎞ 해안가에 만들어진 블루로드 모습
영덕군 제공

◆‘명품 길’ 조성 열풍

동해안의 경우 명품 길이 많이 있다. 이 가운데 경북 영덕 블루로드가 인기다. 영덕 블루로드는 남정면 부경리를 시작으로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약 64.6㎞의 해안길이다. 4개 코스로 조성됐다. 총 사업비 42억원을 투입해 2010년 구간별로 사업을 추진, 2014년 12월 전 구간을 개통했다. 영덕 블루로드는 각각의 테마를 가진 4개의 트레킹코스로 구성돼 있다. 영덕군은 블루로드를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문화·관광콘텐츠를 발굴, 동해안 최고의 자연생태 도보 여행코스로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주의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또한 동해안의 대표적 힐링로드이다. 파도소리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에 이르는 1.7㎞ 구간이다. 산책로 전 구간에 100여개의 경관 조명등을 설치했고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주상절리 3곳에 투광기(스포트라이트)를 설치해 밤에도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충남 태안의 태배길도 눈길을 끈다. 2007년 기름유출 당시 피해 복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의 방제로로 활용되다 태배길로 탄생했다. 이 길은 ‘치유의 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서해안의 대표적 길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123만 자원봉사자들에게는 회복된 바다를 볼 수 있는 추억의 길이자 회복과 치유의 길로 인식돼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2000년 광주∼순창 국도(24번) 확장공사 계획으로 베어질 뻔한 위기에서 담양군민이 힘을 모아 지켜낸 의미 있는 가로수 길이다. 부산 갈맷길도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명품 길이다. 9개 코스 20개구간 263.8㎞에 이르는 갈맷길은 총 사업비만도 628억원에 이른다. 해안길 117㎞, 강변길 41.2㎞, 숲길 78.3㎞, 도심길 27,3㎞의 구간별 특색이 있다. 특히 광안리와 이기대를 아우르는 해안절경이 빼어난 2코스(1∼2구간)는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충북 괴산의 산막이옛길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길이다. 산막이옛길은 총 10리(4㎞)의 옛길을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며 복원한 산책길로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으로 가로막혔다’는 뜻을 지닌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모습
경주시 제공

◆사람과 돈이 몰린다

영덕 블루로드에서는 매월 보름달이 뜨는 토요일에 달맞이 여행이 진행된다. 블루로드 달맞이 여행은 달빛, 부서지는 밤바다, 불 밝힌 고깃배를 소재로 한 야간 체험프로그램으로 대구, 울산 등 인근 지역에서 참가자들이 몰린다. 영덕군은 각종 축제 때도 블루로드 명품 트레킹코스 걷기 체험행사를 갖는다. 축제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대게축제기간에 함께 축제를 즐긴 관광객이 평균 32만∼38만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4만3000여명이 블루로드를 걸었다.

가천다랭이마을과 연계된 경남 남해군 바래길도 연중 1만5000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바래길 이용객들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충북 괴산의 산막이옛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가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괴산군 전체 인구가 3만70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방문객이 100만명이 넘어서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활을 하고 있다. 2013년 선박을 비롯해 산막이옛길 주변 음식점과 점포, 농특산물 판매와 숙박업소 수입 등이 150억원에 이른다.

부산 갈맷길은 263.8㎞에 달해 정확한 이용자를 추산하기가 쉽지 않다. 부산시가 4개 구간을 선정해 표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이기대길(2코스)의 하루 이용자가 439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 개 구간당 평균은 2166명꼴로 조사됐다. 갈맷길이 20개 구간인 만큼 산술적으로 하루 4만3000여명이 걷는다는 계산이다. 산술적으로 연간 1500만명이 부산갈맷길을 이용하고 있다. 갈맷길 이용객이 교통비, 밥값 등으로 1인당 평균 1만원씩 지출해도 연간 1500억원의 지역경제 창출 유발효과를 가져오는 부산에 없어서는 안 될 효자상품이 됐다.

◆개선할 점도 많아

전국에서 우후죽순처럼 ‘길’이 조성되다 보니 관리가 되지 않거나 방문객이 없는 등 많은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경북 청송의 ‘김주영 객주길’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길은 또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곳이 많은 데다 입간판마저 부실한 실정이다. 특이 이 길은 산속을 걸어야 하는 데다 주변에 인가조차 없어 개인적으로 찾는 탐방객들이 두려워 산행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갈맷길도 5년째를 맞아 ‘갈맷길 관리 운영조례’ 등 제도적 관리 근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인파가 몰리면서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식물, 몽돌 등 자연물을 무단 수집해 가거나 시설물을 훼손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해 출입 인원 제한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은 예약탐방제를 실시하고 제주올레는 올레길 가운데 10코스(화순금모래해변∼하모체육공원)를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휴식년을 실시하는 이유다.

포항대 김준홍 교수는 “길을 조성하기 전 전문가의 의견 수렴과 많은 연구를 통해 위치와 코스 등을 선정하고 조성 후에는 지자체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주·청주=장영태·김을지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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