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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1년간 방학… 가족과 떠난 미국 여행기

입력 : 2015-06-27 07:46:11 수정 : 2015-06-27 07: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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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률 지음/강현채 사진/디앤씨북스/1만3000원
여행은 아빠의 방학숙제다/강성률 지음/강현채 사진/디앤씨북스/1만3000원


아빠는 바쁘다. 매일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고, 연재하는 영화평론의 마감을 맞추기 위해 새벽까지 글을 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뒤 일어나 출근하고,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돌아온다. 그러던 중 2012년, 연구실에서 책을 읽던 아빠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들은 응급실로 실려 갔다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아빠에게 허락된 시간은 하루 두 번 딱 30분. 의식이 없던 아들의 손을 잡고 ‘제발 깨어나기만 하길’ 기도하며, 고통스럽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후 기적처럼 아들은 회복했고, 아빠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만회하기 위해 주말마다 휴양림을 찾아갔다.지난해 아빠는 학교에서 연구년을 얻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올 한 해만큼은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겠다 생각하며 미국으로 떠나왔다. 아빠는 아들에게 옐로 스톤, 그랜드 캐니언과 같은 거대한 자연을 보여주고 싶다. 뉴욕과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영화 속 배경이 된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아들에게 명화들의 숨겨진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다. 교육자로서 아들이 다니고 있는 미국의 학교와 한국의 학교 교육체계를 비교하며 바르게 자란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

하지만 아들의 관심은 디즈니랜드, 야구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호텔 방 와이파이 하나면 더 원하는 것이 없다. 인터넷 게임을 하고 같은 반 아이들과 SNS로 대화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어한다. 그러다 아빠 친구인 영화감독에게 카메라를 배우며 어떤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담아야 할지 고민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하게 된다. 평론가 아빠의 날카로운 시선은 중학교 2학년 아들의 감성적이고 호기심 어린 카메라와 만나 마침내 따뜻하고 뭉클한 대화가 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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