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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체스' 이건명·이정화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

입력 : 2015-06-29 07:22:21 수정 : 2015-06-29 07: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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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명 "프레디 보면 어린 시절 떠올라…악보 보고 놀랐다"
이정화 "곡들이 좋아 부르기만 해도 저절로 감정 몰입"
아이돌 가수 4명의 출연을 앞세워 지난 19일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체스'를 보면 정작 아이돌 가수보다 더 눈길이 가는 배우가 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을 가창력으로 가득 채우면서 이 뮤지컬이 진행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뮤지컬 배우 이건명과 이정화가 그들이다.

이건명은 미국 체스 챔피언 '프레디'로 등장한다. 아이돌 4인방이 맡은 역할인 '아나톨리'와 사랑과 경기를 두고 겨루는 역할이다. 이정화는 사실상 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인물인 여주인공 '플로렌스'를 맡았다.

최근 MBC TV의 '복면가왕'에 출연해 가창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기도 한 이건명은 뮤지컬 팬들 사이에선 이미 널리 알려진 중견 배우다. 이정화는 앙상블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 히로인으로 떠오른 신예다.

두 사람은 지난 25일 세종문화회관 부근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뮤지컬 체스의 관심이 아이돌에 집중된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둘 다 이 작품 출연 자체를 고대했다고 강조했다.

이건명은 "그전에 팀 라이스나 아바가 만든 '맘마미아'나 '아이다'를 해본 적이 있어서 이들이 만든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적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라며 "특히 아나톨리가 부르는 '앤섬'(Anthem)은 저절로 따라부르게 된다"고 말했다. 



원래 다른 작품의 오디션을 봤다가 눈에 띄어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정화는 "이렇게 큰 기회는 처음"이라면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택해주셨다는데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이정화의 이런 겸손한 태도에 대해 이건명은 "뮤지컬 체스에서 사실 아나톨리나 프레디 모두 플로렌스를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체스'는 플로렌스의, 플로렌스를 위한, 플로렌스에 의한 작품"이라고 격려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실제 연습에 들어가 보니 작품이 생각 이상으로 녹록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한 이건명도 "말도 안 되는 악보였다"며 "아마 이 작품 초연 때 프레디 역할을 한 사람이 김경호나 김범수 같은 성대를 갖고 있었나 보다"며 웃었다. 이어 "그대로 다 했다가는 목이 버텨나지 않아 결국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나갔다"면서 "그 작업만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역할인 프레디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로, 이런 성격을 보여주듯 레퍼토리도 고음과 저음을 마구잡이로 오가는 특징이 있다.

이건명은 프레디의 캐릭터를 자신의 경험에 빗대 설명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프레디는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컸다. 자신이 세상에서 인정받을 방법은 체스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렇게 체스에 매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서 거친 척하는 거지, 태생부터 거칠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나도 어린 시절 집안이 어려워서 밖으로 겉돌며 방어적인 겉치레를 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23개 곡 중 절반이 넘는 14개를 소화하는 이정화는 "이렇게 많은 곡을 불러본 적이 없었다"면서 "나중에는 힘이 들어 건강 음료를 챙겨 먹게 되더라"며 웃었다.

이정화는 체력 관리보다 더 어려운 부분은 감정 표출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남자에게 버림받는 그런 수동적인 여성상을 많이 연기했어요. 실제 성격도 여성스러운 편이고요. 플로렌스는 반대로 자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강한 역할인데 이런 단호한 면모를 보여주기가 처음에는 많이 어렵더라고요."

이정화는 "다행히 작품 수록곡들이 너무 좋아 부르기만 해도 저절로 감정이 몰입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이돌 4명과 공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너리즘을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룹 2AM의 조권, 샤이니의 키, B1A4의 신우, 빅스의 켄이 '프레디'로 캐스팅돼 출연하고 있다.

이건명은 "같은 배우와 수십 차례 한 무대에 서다 보면 기계적으로 공연하게 될 때도 있다. 그런데 4명의 색깔이 원체 다르다 보니 노력하지 않아도 그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함께 하는 아이돌 가수 4인방이 모두 습득력이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뮤지컬 무대에 세 번째 도전하는 가수 조권을 높게 평가했다.

이정화는 "조권이 처음에는 높고 약한 목소리였다. 역할에 맞추기 위해 중저음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더니 첫 공연 때 배우들이 조권의 노래를 듣고 다 같이 놀랐다. 소리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건명은 다음 달 체스 공연이 끝나면 당분간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쉼 없이 무대에 선데다 '체스'에 전력을 다해 매달리면서 에너지가 고갈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화는 이 여세를 몰아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새로운 역할을 해보니 더 욕심이 난다. 다음에는 밝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나중에는 강약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평을 받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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