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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아이언의 마법'… 최나연 "시즌 2승이오"

입력 : 2015-06-29 20:18:26 수정 : 2015-06-29 22: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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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칸소 챔피언십 15언더파 정상
16번홀 기적같은 142야드 이글샷
17번홀선 홀인원성 탭인 버디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 기쁨
‘8번 아이언의 마술.’

프로 골퍼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클럽이 있게 마련이다. 그 클럽만 잡으면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감이 넘친다. 최나연(28·SK텔레콤)에게는 8번 아이언이 바로 ‘매직’이었다.

최나연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637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198타를 기록, 미야자토 미카(일본)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이며 LPGA 통산 9승째다. 

2타차 선두로 3라운드에 나선 최나연은 중반까지 퍼트 난조로 고전했다. 8번홀과 9번홀(이상 파4)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잇달아 놓친 최나연은 10번홀(파4)에서야 첫 버디를 잡았다.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의 에이스 스테이시 루이스에게 한 타 차로 뒤지던 16번 홀(파4)에서 최나연은 142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최나연의 8번 아이언 샷은 깃대를 향해 날아가 그린에 한 번 튀긴 뒤 홀컵 속으로 떨어졌다. 한방에 2타를 줄이는 이글 샷으로 역전에 성공해 분위기를 살린 최나연은 145야드 거리의 17번홀(파3)에선 8번 아이언을 들고 홀컵에 한 뼘가량 지점에 붙여 홀인원성 탭인 버디를 보태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퍼터가 필요 없이 8번 아이언으로 두 홀 연속 환상의 샷을 뽐낸 것이다. 최나연은 16번홀에서는 뒷바람이 불어서 컨트롤샷을 했고, 17번홀에서는 풀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2타 차 선두로 여유 있게 18번홀(파5)에 올라선 최나연은 드라이버 티샷을 오른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렸지만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린 뒤 두 번의 퍼트로 파를 기록, 승리를 지켰다.

최나연은 145야드를 남기면 어김없이 8번 아이언을 잡는다. 나이가 들면서 비거리가 변하게 마련이지만 최나연에게는 8번 아이언의 경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이 클럽으로 가장 연습을 많이 한다. 15번홀까지 한타를 잃던 최나연은 결국 16번, 17번홀에서의 ‘8번 아이언의 매직’으로 승기를 잡은 것이다.

최나연이 지난 2월 LPGA투어 개막전인 코츠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승을 올린 데에는 혹독한 훈련이 뒷받침됐다. 2013년과 2014년 두 시즌 동안 우승 소식이 없던 최나연은 그동안의 부진 탓에 타이틀 스폰서인 SK텔레콤으로부터 받는 후원금액도 줄었다. 자존심은 몹시 상했고, 결국 이는 큰 자극제가 됐다. 일찌감치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가 훈련에 매달렸다. 시즌 개막전에 올시즌 3승이 목표라고 밝힌 최나연은 투어가 없을 때에도 쇼트게임과 샷 담금질에 몰두했다.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받은 최나연은 이로써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 박인비(27·KB금융그룹)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세 번째로 통산 상금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기세에 눌려 우승하지 못한 세계랭킹 3위인 루이스는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또다시 공동 3위(201타)에 그쳤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는 이날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공동 6위(202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나연은 한 주를 쉰 뒤 다음달 9일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달러)에 출전한다. 그는 2012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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