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다시 냉기류

입력 : 2015-07-01 20:54:19 수정 : 2015-07-01 23:31: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하나금융 ‘합의수정안’ 전격 공개에 외환노조 반박… 갈등 증폭 하나와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작업이 다시 난기류에 휩싸였다. 협상 테이블 구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끝에 하나금융지주는 양측이 법원에 제시했던 2·17 합의서 수정안을 전격 공개했다. 외환노조도 즉각 반박문을 배포했다. 양측 사이에 폭로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하나·외환은행 통합중단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면서 통합 추진에 탄력을 받는 듯했지만, 양측 간 갈등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금융위 건물 앞에서 108배를 하는 외환은행 노조 간부들
세계일보 자료사진
1일 하나금융 측이 공개한 수정안에 따르면 외환노조는 ▲금융위원장 입회 하에 체결한 2.17 노사정합의서 인정 ▲합병시기 등을 외부전문가위원회에서 결정 ▲정보기술(IT)통합 추진 시 노조합의 ▲노조 유지 및 분리교섭권 인정 등을 요구했다.

2012년 2월 17일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는 ‘외환은행이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5년간 합병하지 않고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남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하나금융이 조기 통합을 추진하면서 양측은 법적 공방을 벌이는 한편 2.17 합의서 수정안을 각각 제시했다. 하나금융 측은 “외환 노조 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어 외환은행 직원들이 통합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그간의 협상과정에서 양측의 제안 내용을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이 합병금지 가처분 이의신청을 수용하자 외환은행 경영진은 외환 노조에 그동안 협상을 진행했던 4대4 실무진 대화를 재개하고 오는 6일까지 통합 합의를 마무리짓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외환노조 측은 4대4 대화단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근용 노조위원장이 참여하는 ‘5대5 대화’를 요구했다. 이에 하나금융 측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외환은행장을 제외하고 그룹 회장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시간끌기 전략”이라며 거절했다.

하나금융 측은 외환노조의 수정안에 대해 “가장 중요한 합병 여부와 시기를 외부의 전문가위원회에게 묻고 분리교섭권 인정 등을 합의해줘야만 합병 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보헌 외환노조 본부장은 “수정안 초안을 공개해 비난하는 태도는 협상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마저 결여된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양측의 설전이 격화되고 있어 하나금융이 1차 협상기한으로 제시한 오는 6일까지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하나금융 측이 수정안을 공개한 것도 더 이상 노조와 승강이하지 않고 외환은행 직원들과 국민 여론의 판단을 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법원이 하나금융 쪽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여론도 우리 편일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6일까지는 최대한 협상을 하고 안 되면 6일 이후 김정태 회장이 직접 외환 직원들에게 수정안 내용과 통합의 당위성 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찬반투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외환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도 경영진과 노조의 잦은 법적 분쟁과 여론몰이에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아예 외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외환은행 5년차 직원 A(29·여)씨는 “우리 지점의 경우 (통합)될 거면 차라리 빨리 되라, 어차피 합병될 텐데 실익을 챙길 수 있으면 챙기는 게 낫다는 분위기이다. 아예 관심없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을 처음 인수할 때 독립경영을 약속한 바 있고 기본적으로 노사관계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방치하면 외환은행이나 하나금융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회사가 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권익이 보호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10월까지 통합하지 못할 경우 지방세특례제한법 때문에 금융법인 합병 시 면제됐던 등록면허세를 추가로 3000억원 이상 부담해야 한다. 이는 올해 1분기 외환은행 순이익의 약 세 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하나·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신청과 관련, “그것이 법원의 결정 취지인 만큼 신청이 오면 접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임 위원장은 “예비인가 인가를 심사할 때 노사 간 합의 문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중요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미·오현태 기자 leol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