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알왈리드 왕자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재산 320억달러(약 35조9300억원)를 앞으로 수년에 걸쳐 ‘알왈리드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알왈리드 자선사업은 알왈리드 왕자가 만든 자선단체다. 그는 이미 이 단체에 35억달러를 내놓았다.
알왈리드 왕자는 “이슬람권 국가뿐 아니라 이슬람권이 아닌 국가들도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모두에게 관용과 평등, 기회가 주어지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의 기부금은 문화 간 이해 증진과 전염병 근절, 전력 공급, 여성 권리 향상, 고아원·학교 건립, 재난 구호 등에 쓰일 예정이다.
1980년대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인 ‘알왈리드 자선사업’을 설립해 기부 활동을 시작한 알왈리드 빈 탈랄(60)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알왈리드 왕자가 전 재산 사회 환원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선사업은 30년 전 시작한 개인적인 의무로, 내 신앙에 있어 본질적인 부분”이라면서도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재단은 게이츠 부부가 1997년 만든 자선단체다.
이를 두고 AFP통신 등 외신은 알왈리드 왕자가 ‘기부 서약(Giving pledge)’에 동참했다고 분석했다. 기부 서약은 게이츠와 버핏이 2010년 “미국 억만장자들이 재산의 최소 절반을 기부하자”면서 시작한 캠페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등 약 200명이 이에 동참했다.
알왈리드 왕자의 결정에 대해 빌 게이츠는 “전 세계에서 자선 활동을 벌이는 우리 모두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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