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청와대는 사퇴 압박을 가하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운영위 회의에 관계기관으로 참석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원유철 정책위의장과 김태호 최고위원간에 발언에 김무성 대표가 회의를 중단시키고 최고위원들이 회의장을 나가자 유승민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운영위 소집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락가락해 눈총을 샀다. 김 대표는 전날 청와대와 여당 원내지도부에 2일로 예정됐던 운영위 소집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와 친박계, 유 원내대표 간 불편한 감정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호주) 회원국 중 멕시코, 인도네시아, 호주 국회의장단(터키는 국내 사정으로 방한하지 않음)을 접견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만 이날 초청 대상에서 빠져 뒷말을 낳았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그러자 김 대표는 슬그머니 아무런 이유 없이 3일 운영위 개최를 지시했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친박계를 의식해 유 원내대표 사퇴 D-데이로 잡은 6일 본회의 개최를 위해 운영위 개의를 양보한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6일 본회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을 해 (운영위 소집) 합의에 이르렀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국의 중심에 있는 유 원내대표는 흔들림없는 태도다. 그는 이날 같은 당 박명재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는 ‘여유’도 보였다. 유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는 ‘민주적 절차’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의원총회에서 불신임이 확인되는 것만이 물러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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