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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저 XXX" 막말·욕설… 與 '막장 최고위'

입력 : 2015-07-02 18:45:14 수정 : 2015-07-03 08: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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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劉 결단해야” 사퇴 공세 … 김무성 “그만해” 자리 박차고 나가… 고위 당직자들 고성 속 회의 중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반박하는 김태호 최고위원에게 "고마해라"고 말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계)계가 일촉즉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회의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버티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했던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도 이날은 모습을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사퇴 논란을 비켜가려는 듯 경제 전반과 메르스 사태를 점검하며 정부 노력을 당부했다. 유 원내대표도 국회 상황을 설명하며 추경예산안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럭비공’ 같은 김태호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유승민 사퇴’ 공세 발언이 화근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콩가루 집안이 잘되는 것 못 봤다”며 “유 원내대표 스스로가 ‘콩가루 집안이 아닌 찹쌀가루가 되겠다’고 한 만큼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당과 나라를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몰아세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뒤)가 2일 국회 내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가운데) 사퇴를 촉구하는 김태호 최고위원(왼쪽)의 발언이 이어지자 회의 중단을 선언하며 퇴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청원 최고위원. 이날 회의는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난장판 끝에 파행돼 집권여당 지도부의 민낯을 드러냈다.
남정탁 기자
그는 김 대표가 의원들에게 자중을 촉구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당내 갈등을 수습하려는 노력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 이 최고위원은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참다 못한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이날 처음으로 사퇴 공세를 강력 성토하며 반격을 가했다. 그는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유 원내대표 거취 관련) 긴급 최고위를 한 지 3일밖에 안 됐는데 그것을 못 기다리나. 해도 너무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유 원내대표가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지켜보자. 이럴 때면 역지사지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원 의장은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은 미리 준비해온 모두 발언을 하지 않고, 김 최고위원 도발에 맞서 즉흥적으로 맞받아쳤다.

발끈한 김 최고위원은 이군현 사무총장 발언 순서를 무시하고 끼어들어 “한 말씀 더 드리겠다. 잘못 전달되면 안 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그만 해라”, “회의 끝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김 최고위원도 물러서지 않고 “사퇴할 이유가 왜 없어!”, “무슨 이런 회의가 다 있어”라고 소리쳤다. 회의장이 크게 술렁이자 서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의 팔을 붙잡고 말렸지만 소용 없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몹시 놀란 듯 “태호 최고위원, 고정해”라고 했지만 통제불가였다. 난장판을 지켜보던 유 원내대표는 아무런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퇴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혼자 남아 발언을 쏟아냈다. 회의장을 나가던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저 개××”, “싸가지 없는 XX”, “아유 더러운 XX”, “병신같은 XX”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격분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김을동 최고위원은 “기다릴 줄도 알아야지, 뭐하는 짓이야 도대체가”라며 제지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왼쪽)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남정탁 기자
이날 회의는 고위 당직자들이 고성과 막말, 심지어 욕설까지 내뱉으며 회의를 파행으로 끝나는 아수라장의 결정판이었다.

유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여당의 내홍은 친박계가 사퇴 시한으로 못박은 오는 6일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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