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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지도자상은 무엇일까. 태평성대와 소통의 세상을 상징하는 ‘주역’ 지천태괘(地天泰卦)는 “거친 것을 포용하고, 멀리 있는 것을 버리지 않으며, 중도로 행하면 숭상함을 얻으리라(包荒 不遐遺朋亡 得尙于中行)”라고 밝히고 있다. 지도자의 제1 덕목은 포용력임을 말하고 있다. 포황(包荒)이다. 거칠고 더러워진 것을 모두 감싸는 포용력을 말한다. 톨레랑스, 곧 관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원래 황(荒)은 잡초가 무성한 거친 논밭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난잡한 소인배나 혹은 말을 잘 듣지 않는 잡다한 사람들까지 포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거친 대상을 감싼다는 것은 군자의 도량이 넓어 포악하고 더러워진 사람들까지 남김없이 다 받아들이고 화합하는 것이다. 그럼 지도자는 소인배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주역’은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소인배를 멀리하되, 미워하지 않고 엄하게 한다(遠小人 不惡而嚴).”

또한 지도자란 집단 구성원 개개인들의 작은 고충까지 놓치지 않고 배려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지도자와 구성원들 간의 신뢰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상황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비교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며 국민 심판까지 거론하고 정치권 잘못도 조목조목 짚었다.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슷한 시기 백인우월주의 청년의 총기 난사로 참극이 벌어진 현장에서 치러진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소통과 설득, 치유(治癒)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백인 노예상인의 회개를 담고 있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창했고, 그 울림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맹자’는 “행해도 얻지 못하거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의 원인을 구하라(行有不得者皆反求諸己)”고 했다. 그렇다. 누가 누구를 대놓고 나무랄 일이 아니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包荒 : ‘거칠고 더러운 모든 것을 감싸는 포용력’을 뜻함.

包 감쌀 포, 荒 거칠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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