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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경환 부총리 조기 당 복귀설,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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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3 22:10:38 수정 : 2015-07-03 22: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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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주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조기 당 복귀설이 흘러나온다고 한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최 부총리가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권력게임을 위해 경제사령탑을 차출하자는 의견이 나오다니 제정신인지 묻게 된다.

정치권은 권력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겠지만 경제는 심각한 비상사태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 극복과 경기 부양을 위해 11조8000억원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추경을 포함해 22조원가량의 재정을 연내에 풀기로 한 것은 잠재성장률 3%대 사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경이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지만 이마저 그리스사태가 악화되면 기대하기 어렵다. 올 2분기로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어제 “내수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체질이 극도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만큼 우리 경제는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환자 신세다.

경제가 이렇게 절박한데도 여권 지도자들의 시선은 온통 딴 곳에 팔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당 원내대표와 담을 쌓은 데서 더 나아가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 여당 대표와 얼굴을 맞대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 수시로 만나도 소통이 부족한 마당에 당·청 고위 당정 채널은 근 한 달 이상 단절됐다.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 퇴진을 성사시키기 위한 세 확장에 골몰하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도 세 대결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집권당 원내대표 1인의 사퇴문제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런 경우는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유 원내대표가 친박계 시나리오대로 만약 6일쯤 사퇴한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의 시작에 불과하다. 8일 시작하는 임시국회는 물론 추경안 처리를 두고 야당과 씨름해야 하는 원내대표가 공백이 되고 당의 내홍은 심화될 수 있다. 경제에 그나마 단비가 되려면 추경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돼 현장으로 예산이 흘러들어가야 한다. 정부는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 20일쯤 처리되기를 기대하지만 ‘콩가루 집안’인 새누리당이 야당 반대를 물리치고 제때 해낼지 의문이다.

최 부총리의 조기 당 투입설은 경제여건상 가능성이 희박하다. 논리나 상황으로도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그런데도 버젓이 나도는 게 여권의 현주소다. 이는 집권세력이 경제야 어떻게 되든 권력게임에서 이기면 그만이라는 분위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어서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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