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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처음엔 다들 편견에 외면… 이젠 참여 문의 봇물, 다양한 사람 함께 즐기는 리그로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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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4 06:00:00 수정 : 2015-07-04 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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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개선청년단체 ‘나우’ 이영석 팀장
“우리 친구들이 북한 사투리로 맘껏 소리지르며 미소 띤 얼굴로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북한인권개선청년단체 ‘나우(NAUH)’ 이영석(사진) 사업총괄팀장은 3일 인터뷰 도중 ‘통통축구리그’를 운영하며 느낀 가장 보람된 순간을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2001년부터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한 그는 그동안 국내에서 이뤄지는 탈북 청소년 교육에 한계를 느꼈다. 이 팀장은 “탈북 청소년들은 북에서 산과 들을 누비다 왔는데 남한의 사회정착프로그램은 주로 앉아서 하는 교육”이라면서 “축구는 북한에서도 많이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탈북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가끔 공을 찰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팀을 꾸리기는 쉽지 않다. 팀이 만들어져도 상대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곤 한다. 탈북 청소년팀이라고 하면 상대방이 편견을 가져서 시합을 피하는 일도 있다. 정부에서도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할 때 스포츠는 우선순위에서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고심 끝에 이 팀장은 직접 리그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그는 남북하나재단 측에 리그 창설을 제안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장소 섭외 등 비용 부담이 쉽지 않아 바로 시작할 수 없었다. 마침내 지난 5월 국민대의 도움을 받아 탈북 청소년들이 섞인 4개팀이 참가하는 리그가 출범할 수 있었다.

그는 “사실 처음 생각한 시기는 2007년”이라면서 “정말 서운할 정도로 주변에서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없었다. 그러던 찰나에 남북하나재단에서 도와주겠다고 해서 빠르게 진전됐다”고 설명했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정기적으로 리그를 이끄는 일 또한 만만치 않았다. 북한 이탈주민이 모이면 종종 갈등이 발생하는데 축구는 경쟁이기에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지나친 승리욕이 화를 부를 수 있어 하나원에서도 축구를 못하게 한다”며 “축구팀을 만들면서 지는 법부터 가르쳤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내년부터 리그를 더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은 4개 팀이 참가하지만 리그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면서 “내년부터 탈북 청소년뿐 아니라 여러 형태의 혼합팀이 참여해 여러 연령대가 함께 즐기는 리그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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