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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도 사고날 뻔"… 연수 공무원들 소원수리 냈었다

입력 : 2015-07-03 19:44:00 수정 : 2015-07-04 16: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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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버스추락 참사 예고된 人災 중국 지린성 지안에서 발생한 지방행정연수원 연수단 버스 추락사고는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이번 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으로 연수를 다녀왔던 공무원들은 3일 중국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과 과속으로 인해 사고위험이 컸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도 생존자들이 과속이나 졸음운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교육참가 공무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중견리더과정 연수는 올해와는 역순인 중국 랴오닝성 다롄공항을 출발해 지린성 옌지까지 가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옌지의 중국 여행사 버스기사가 20시간을 넘게 달려와 연수단을 태우고 왔던 길을 거슬러 운행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1일 한국 지방공무원들을 태운 버스가 다리에서 추락, 공무원 9명을 포함한 10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사고현장 CCTV 캡처
여기에 연수단 일정이 하루에 5∼6시간씩 버스로 운행하는 코스로 짜여진 데다 마지막 날 일정은 버스만 9시간 30분 동안 타는 강행군으로 인해 버스기사의 졸음운전과 과속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올해 연수단 일정도 지난해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운전기사들은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운전 도중 깜빡깜빡 조는 일이 빈번해 연수생들이 깨우거나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경우도 있었다. 또 비포장과 포장도로를 번갈아 가야 하는 열악한 도로 사정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과속을 일삼아 연수 내내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버스기사들은 운전을 하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산만한 상태를 보여 교육생들끼리 “이러다 사고 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한 기억도 난다고 했다. 또 장시간 운행하는 버스에도 불구하고 좌석 안전벨트가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많아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중국 지린성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 사고에서 생존한 공무원 100여명이 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들은 8일까지 안정을 취하고 9일부터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과정에 복귀한다. 연수원은 심리치료 수요를 파악해 전문센터에서 치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공항= 서상배 선임기자
한 자치단체 A사무관은 “연수기간 내내 버스로 이동을 했는데, 안전벨트가 채워지지 않아 그냥 앉아서 이동했다”며 “비포장도로와 산길을 갈 때는 솔직히 사고 우려 때문에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연수단이 탔던 2층 구조의 버스도 인명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연수생들이 이용하는 중국 버스의 경우 1층에 운전사가 타고 2층에 승객들이 타는 구조로 돼 있어 이번 사고와 같이 차량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우 버스의 하중을 지탱하지 못해 찌그러지면서 사상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의 현장사진은 승객들이 탔던 공간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찌그러진 모습을 담고 있어 사고 당시 참혹했던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연수를 마친 공무원들은 지방행정연수원으로 복귀한 후 버스시설 노후와 안전운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위험이 컸다는 내용의 소원수리를 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연수 중 버스 추락사고를 당한 공무원 일행 중 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공무원 105명은 3일 오후 5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천시 소속 사무관 이모(54)씨는 “불과 1시간 전 버스 출발에 앞서 커피를 한잔하며 담소를 나눴던 동료 공무원이 주검으로 실려 나오는데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정신적 충격에 매우 괴로워하고 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김준영 기자, 춘천=박연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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