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김학용, 황영철 의원 등 20여명은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은 유 원내대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지난 1일 김무성 대표가 부산지역 의원들과 가진 만찬 모임을 계기로 이들의 태도에 변화가 엿보인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가 쫓겨나듯이 그만둬서는 안 되며 명분 있게 자진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퇴 시기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유승민 운영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가져온 자료를 모니터로 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원조 친박’인 한선교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의 상황은 유 원내대표를 밀어낼 수 없다. 오히려 사퇴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며 친박계의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한 의원은 “이번 국회법 사태는 의원총회에서도 봤듯이 초선 몇 명 앞장세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만이 진짜 친박이라는 배타심이 지금의 오그라든 친박을 만들었고 오직 나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친박이 지금의 소수친박을 만들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남정탁 기자 |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36%로,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31%)보다 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과 박 대통령,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사퇴 찬성 의견(46%)이 사퇴 반대(28%)보다 많았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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