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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용의미래의창] 美의 표준 EMR와 애플의 리서치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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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3 22:07:28 수정 : 2015-07-03 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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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진정국면에 들어섰다니 다행이다.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병원에서 진단하고 치료한 개인의 전자의무기록(EMR)과 전자건강기록(EHR)이 병원끼리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평택에서 서울로 병원을 갈아탈 경우 환자에게서 정보를 받든지, 아니면 평택에서 진단처방기록을 복사해 내주지 않으면 의사들은 그 환자가 이전 병원에서 무슨 진료와 처방을 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병원의 시스템이 표준화가 안 돼 제각각이고, 의사도 자기가 진단 처방한 것을 다른 병원의 의사와 공유하기를 꺼리며, 설사 기록을 받는다고 해도 다시 검사를 한다.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연세대 겸임교수
그러면 미국의 의료개혁 사례를 보자. 미국의 의료개혁에는 두 가지 대표적인 법안이 있다. 하나는, 레이건 대통령이 1987년 서명한 ‘말콤볼드리지 국가표준품질개선법안’으로 2002년에 시작된 의료개혁 분야에서는 2018년까지 모든 병원과 환자의 표준시스템을 구축해 100% 전자서비스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2월 서명한 ‘미국회복 및 재투자법안’으로 병원과 환자의 의료건강에 정보기술을 적용해 EMR와 EHR 서비스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표준화되고 인준된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국가가 지원해 개발한 결과 올해부터는 병원과 의사가 이 표준화된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환자들은 주민증만 제시하면 개인의 전자의료기록이 공유돼 언제 어떤 병을 앓았고 무슨 처방을 어느 병원에서 받았는지 모두 알 수 있다.

이어 민간기업인 애플의 사례를 보자. 지난 3월과 6월 애플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옥스퍼드대병원과 매사추세츠병원 등과 협력해 파킨슨병, 당뇨, 심장질환, 천식, 유방암 등 5개 질병을 본인이 진단·분석할 수 있는 특정 앱의 리서치 키트(Research Kit)를 발표했다. 이는 아이폰 사용자 7억명을 대상으로 그동안 구축한 애플의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예방의료서비스이다. 예를 들면 파킨슨병의 경우 테스트 앱을 다운받아 아이폰에 설치하고 열어 언제 어디서나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번갈아 두드리면 두드리는 시간과 동작 등 그 패턴을 분석하고, ‘아’라고 말하면 음성이 일정한지 아닌지 그 발성코드를 분석한다. 또 아이폰을 주머니에 넣고 걸음걸이와 균형을 테스트하면 그 결과가 자동으로 의사에게 전달돼 파킨슨병의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한다.

최첨단 정보기술(IT)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휘청거리고 있다. 늦었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도 의료개혁을 단행하는 법을 만들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추진한다면 이번 겪은 메르스의 오명을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병원에서의 반복검사 등 비효율적인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특정 앱을 만들어 국민에게 보급하고,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모니터링한다면 질병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분석할 수 있어 그 어떤 바이러스라도 막아낼 수 있는 백신 개발이 한층 용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연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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