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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껌도 예술!…'껌 아티스트' 꿈꾸는 여고생

입력 : 2015-07-05 11:17:07 수정 : 2015-07-05 11: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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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에 버려진 껌딱지를 이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박송이(18·충북 보은고 3)양은 '껌 페인팅 아티스트'가 돼 미지의 예술세계를 개척하는 게 꿈이다.

이름도 생소한 '껌 페인팅 아티스트'는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길바닥의 껌에 페인팅 작업을 해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사람으로, 영국의 벤 윌슨(Ben wilson) 등이 대표적인 작가다.

이들은 10여 년 전부터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예술의 장르로 인정받기 위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작가도 없고, 알려지지 않아 황무지나 다름없는 예술세계다.

시골학교에 다니며 미대 입학을 꿈꾸던 소녀가 이 독특한 예술세계에 눈을 뜨게 된 건 미국 유학파 교사와 진로상담을 하면서부터다.

박양은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를 졸라 미술학원에 다니면서부터 그림에 관한 열정과 꿈을 키웠다.

보은고에 진학한 뒤 교내 미술동아리인 '스케치북'의 회장과 학생회 문예부 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미술과 디자인을 향한 꿈과 열정은 더해졌다.

방학하면 미술에 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혼자서 경기 파주시의 헤이리 예술인촌을 찾아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양은 지난해 7월 초 미국에서 유학한 최현주 진로상담 교사와 대화를 하던 중 미국의 '껌 아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된다.

'껌 아트'라는 게 힘들어 보이고 생소한 예술 분야지만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때부터 박양은 먼저 교정 곳곳에 널브러진 껌딱지를 찾아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친구 얼굴을 그리고 별명을 적어 넣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학교 모습, 지역 특산물인 보은대추, 아이스크림, 수박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려 봤어요"

박양은 수업에 차질 없도록 매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딱 한 시간만 작업한다.

껌딱지 작품에는 그녀만의 상상력이 묻어있다. 교내 학생들의 정숙을 요청하는 표지판에 예쁜 입술을 그리고 그 위에 X자를 넣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도 눈에 들어온다.

5년째 다니는 미술학원에서는 '껌 아트'에 푹 빠진 박양에게 물감과 재료를 구해주고, 보은고 교사와 학생들의 격려와 응원도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지역에서 열린 '제37회 속리축전' 행사의 하나로 전시회를 요청을 받아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양은 이 전시회에서 50만원의 수익금이 생기자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놨다.

박양의 이런 활동에 힘입어 1~2학년 후배 10여 명이 '껌 아트'를 시작하는 등 교내 미술동아리(스케치북)의 활동도 왕성해졌다.

박양은 요즘 군내 중학교의 요청을 받아 중학생들에게 '껌 아트'를 소개하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속리산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꿈'이라는 주제로 30분간 강연한 데 이어 8월 보덕중학교, 9월과 10월 회인중학교 강연이 예정돼 있다.

박양은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이한 보은고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의 한 미대에 진학하는 게 꿈이다.

그녀는 "막연했던 꿈이 확실해지면서 그 꿈을 향해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쓰레기로 버려진 껌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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