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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대가들 작품 차용…동서양 문화 갈등에 초점

입력 : 2015-07-14 21:22:41 수정 : 2015-07-14 21: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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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순회전으로 주목받는 코디 최 한국 작가 코디 최(54)의 유럽순회전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시작돼 오는 8월2일까지 열리는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미술관(Kunsthalle Dusseldorf) 전시에는 작가의 20년간의 작업여정을 보여줄 수 있는 80여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같은 대규모 전시는 한국 작가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쿤스트할레는 그동안 세계적 거장 요셉 보이, 백남준, 게하르트르 리히터 등이 거주하며 전시를 했던 곳으로 독일 미술계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지난 5월 전시 개막식엔 뒤셀도르프 시장을 비롯해 유럽 각 지역의 미술관 관장 등 400여명의 축하객이 몰려들었다. 독일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미술 매거진 등에선 커버스토리로 예우했고 독일 중앙TV에선 특별 취재로 다뤘을 정도다.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을 차용한 코디 최 작품.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각, 네온, 설치, 드로잉, 컴퓨터 그래픽 작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전시는 네덜란드의 즈볼레(Zwolle)와 프랑스 마르세유 미술관 등 유럽순회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시기획도 국제적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 켈리 미술 재단의 존 웰치먼(John C. Welchman)이 책임 큐레이터로,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의 그레고르 얀센(Gregor Jansen)과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퐁피두센터의 큐레이터를 역임한 마리 드 브르제롤(Marie de Brugerolle)이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코디 최는 대중미디어와 문화의 층위에서 드러나는 동서양 간의 갈등과 편향된 서구화의 추종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 등을 작품에 풀어내고 있다. 1980년대 초반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서구 담론 안에 뿌리 깊게 내재된 동양문화에 대한 편견에 부딪히게 된다. 미국에서는 ‘동양인’으로, 2002년 한국에 돌아와서는 되레 ‘미국인’으로 여겨졌던 정체성의 혼란을 바탕으로 문화갈등에 초점을 맞춘 작업을 발표해 왔다. 오귀스트 로댕이나 마이크 켈리, 게르하르트 리히터 같은 서구 대가들의 작품을 차용해 ‘발언’하고 있는 점이 서구 미술계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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