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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소등섬 너머 쪽빛바다… 그곳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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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3 18:56:48 수정 : 2015-07-23 1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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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뿌리내린 소나무 ‘한 폭의 그림’… 호젓한 수문해수욕장·해양낚시공원선 조용한 사색을
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뿌리 내린 소나무가 한 폭의 그림이다. 먼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위해 작은 호롱불을 밝혀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었다는 뜻에서 소등섬이다.
휴가철이다. 아직 휴가를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게다. 번잡한 유명 피서지보다 덜 알려진 해변에서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추천할 만한 곳이 전남 장흥이다.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정남쪽에 자리하고 있어 ‘정남진 장흥’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에는 초등학교 운동장보다 작은 소등섬, 인적이 드물어 조용한 수문해수욕장, 국내 최초 해양낚시공원이 있다. 특히 매년 여름 탐진강 상류 탐진호 수문을 열어 차가운 1급수 물을 이용한 ‘정남진물축제’가 개최된다. 올해도 3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주 장흥을 다녀왔다. 김성 장흥군수를 비롯해 군 직원과 주민 대표들이 피서객을 맞기 위한 물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장흥군이 물축제에서 물놀이와 물싸움을 하는 즐거움과 함께 ‘물과 휴(休)’가 있다고 추천한 곳들을 둘러봤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남포마을 바로 앞에 있는 소등섬이다. 먼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위해 호롱불을 켜 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고 해서 소등(小燈)섬이라고 한다. 이곳 여인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바다의 용이 승천하지 않고 섬 주변을 휘감고 영원히 머물고 있다는 전설도 있다. 삶과 죽음을 장례문화라는 프리즘으로 투영해 영화화한 임권택 감독의 ‘축제’가 촬영된 곳이라고 한다.

섬이라 하기에는 너무 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한 폭의 그림이다. 조용한 사색이 필요한 이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게 동행한 해설사의 설명이다. 겨울철에는 민박집 창문만 열어도 소등섬 위로 붉은 아침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일행과 거리를 둔 채 바위에 걸터앉아 10여분간 눈 감고 낮은 음으로 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그 소리를 놓치기 아까워 휴대전화에 담아왔다. 
해양낚시공원은 사계절 감성돔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계절 감성돔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해양낚시공원도 가볼 만하다. 탁 트인 장흥군 회진면 대리 앞바다로,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들머리에 위치하고 있다. 소록도와 금당팔경 등 다도해의 풍경을 조망하며 안전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콘도식 낚시터, 부잔교식 낚시터, 낚시교, 해안데크, 정자 등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에 좋을 듯하다. 초등생 자녀들을 데리고 와 낚시를 하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40대 가장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안앙면 수문해수욕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호젓하다. 남해의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백사장 주변에 소나무숲이 울창하게 어우러져 있다. 아직까지는 외지에 잘 알려지지 않아 조용한 피서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알맞은 휴양지이다. 
수문해수욕장은 인적이 드물어 조용한 피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키조개와 바지락으로 음식 만들기 체험, 갯벌 썰매타기 체험 등 적은 비용으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해수욕장 끝에 자리한 스파리조트 안단테는 해수녹차탕과 찜질방 등을 갖춘 휴양시설이다. 
어린이용 실내 풀장이 있어 아이를 동반한 피서객이 이용할 만하다. 일출과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장흥 하면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대표 별미는 장흥삼합이다. 득량만 바다에서 잡은 키조개에 장흥한우, 표고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장흥삼합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장흥삼합
여기에다 낙지·키조개·돼지고기의 조합인 낙지삼합과 갯장어 샤브샤브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장흥산 낙지는 갯벌이 차지고 고와 윤기가 흐르고 다리가 얇으면서도 끝부분까지 정교해 달콤하면서도 쫄깃하다. 바지락회무침과 키조개회무침도 맛볼 만하다.
낙지삼합


장흥=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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