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뿌리 내린 소나무가 한 폭의 그림이다. 먼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위해 작은 호롱불을 밝혀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었다는 뜻에서 소등섬이다. |
지난주 장흥을 다녀왔다. 김성 장흥군수를 비롯해 군 직원과 주민 대표들이 피서객을 맞기 위한 물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장흥군이 물축제에서 물놀이와 물싸움을 하는 즐거움과 함께 ‘물과 휴(休)’가 있다고 추천한 곳들을 둘러봤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남포마을 바로 앞에 있는 소등섬이다. 먼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위해 호롱불을 켜 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고 해서 소등(小燈)섬이라고 한다. 이곳 여인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바다의 용이 승천하지 않고 섬 주변을 휘감고 영원히 머물고 있다는 전설도 있다. 삶과 죽음을 장례문화라는 프리즘으로 투영해 영화화한 임권택 감독의 ‘축제’가 촬영된 곳이라고 한다.
섬이라 하기에는 너무 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한 폭의 그림이다. 조용한 사색이 필요한 이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게 동행한 해설사의 설명이다. 겨울철에는 민박집 창문만 열어도 소등섬 위로 붉은 아침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일행과 거리를 둔 채 바위에 걸터앉아 10여분간 눈 감고 낮은 음으로 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그 소리를 놓치기 아까워 휴대전화에 담아왔다.
해양낚시공원은 사계절 감성돔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사계절 감성돔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해양낚시공원도 가볼 만하다. 탁 트인 장흥군 회진면 대리 앞바다로,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들머리에 위치하고 있다. 소록도와 금당팔경 등 다도해의 풍경을 조망하며 안전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안앙면 수문해수욕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호젓하다. 남해의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백사장 주변에 소나무숲이 울창하게 어우러져 있다. 아직까지는 외지에 잘 알려지지 않아 조용한 피서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알맞은 휴양지이다.
수문해수욕장은 인적이 드물어 조용한 피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
장흥 하면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대표 별미는 장흥삼합이다. 득량만 바다에서 잡은 키조개에 장흥한우, 표고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장흥삼합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장흥삼합 |
낙지삼합 |
장흥=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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