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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고통이라면 감당하라” 쇼펜하우어의 철학세계

입력 : 2015-07-25 10:00:00 수정 : 2015-07-2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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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쇼펜하우어 지음/김영후 옮김/리더북스/1만2000원
쇼펜하우어의 인생특강/A. 쇼펜하우어 지음/김영후 옮김/리더북스/1만2000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1788∼1860)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우울함, 자살, 죽음 같은 부정적 언어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다. 그는 그러나 이런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긍정적 인생관의 소유자였다. 삶의 고통을 철학으로 승화시켜 삶의 의지를 강조한 학자였다. 신간 ‘쇼펜하우어의 인생특강’은 쇼펜하우어의 이런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면 그 고통을 끝까지 감당해내야 한다. 그것이 삶에 대한 태도이다”라는 게 쇼페하우어의 지론이다.

쇼펜하우어는 평생 고통 속에 살다가 허망하게 죽어가는 인간의 현실에 일찍 눈을 떴다. 그의 눈에 비친 세계는 지극히 불완전하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세계에 휩쓸리는 염세주의자가 아니었다. 종래 철학자들이 이 세계에서 조화로운 원리를 발견하려고 했다면, 그는 이 세계가 조화롭지 못한 모순 덩어리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 세계를 고치려 노력했다. 이는 그의 논리가 결코 현실의 삶을 부정하는 게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다. 오히려 고통이 있는 현재를 가치 있게 파악하려 했다. 고통은 망상이며, 아무것도 아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 내용을 만들어 넣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옮긴이는 역자 후기에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아무리 상황이 힘들어도 좌절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다”면서 “삶이 힘들고 고통이 따르지만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긍정적인 생을 영위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철학은 현실을 인식하는 힘을 길러주고 현실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풀이했다.

근대 철학자들이 추종했던 유일한 인물이 쇼펜하우어라는 내용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프리드리히 니체, 리하르트 바그너, 라이너 마리아 릴케, 헤르만 헤세, 토마스 만,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당대 명사들은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고 감명받았다고 고백한다.

니체는 “대학에서 처음 학문의 세계에 입문하던 시절 한 고서점에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접하고 아침 6시에 읽기 시작해 이튿날 새벽 2시까지 읽었다. 그것도 2주일 동안 매달렸다.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 나는 세계와 인생, 그리고 나 자신의 본성이 소름끼치도록 웅장하게 비치고 있는 하나의 거울을 보았다. 나는 여기에서 병과 건강, 유배와 피난처, 지옥과 천국을 보았다”고 밝혔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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