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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칼럼] 변화하는 중동과 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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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6 21:16:34 수정 : 2015-07-26 2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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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후 정세변화 가속
사우디 등 전통적 우방과 협력 강화를
미국을 포함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은 수년 동안의 협상 끝에 이란과의 핵협상을 성공시켰고 찬반론이 존재하지만 국제사회의 대체적인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란 핵협상을 계기로 중동에서 보다 근본적인 지정학적 변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이란 핵협상을 계기로 북한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동석유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한국으로서, 그리고 제2의 중동 붐을 꿈꾸고 있는 정부로서 중동의 전략적 변화를 얼마만큼 감지하고 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열악한 대중동 정보자산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인 투자를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 보다 냉철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14년 현재 한국의 원유수입총액은 93억달러였고 전체 원유 수입량 중 84%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 31.54%, 쿠웨이트 14.72%, 아랍에미리트 11.69%, 카타르 10.79%, 이라크 7.67%, 이란 4.84% 등의 순위다. 한국의 총 수출액 중 중동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014년 현재 6.59%였고 수입은 비교적 높은 22.6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협상을 발판으로 사우디를 주축으로 한 수니파와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간의 복합적인 대립은 더욱더 과열될 것이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통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완충지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의 총인구 중 65∼70%가 시아파인 만큼 비록 미국과 협력하고 있지만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보면 전 세계 약 15억명의 이슬람 신도들 중 85∼90%가 수니파이며 시아파는 10∼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핵협상을 통해 대이란 제재가 순차적으로 풀리고 이란 특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중국은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위협 중 하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과 같은 세력들이 알 카에다 혹은 기타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집단과 결탁·협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란과의 협력을 확대할 경우 이란이 중국을 위협할 과격이슬람 테러 집단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을 차단할 수 있고 동시에 인도를 부분적으로 견제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정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국제안보학
이란의 입지가 강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미 전 세계에서 18번째로 큰 국토, 19번째로 많은 인구(8000만)를 자랑하는 소대국이다. 550만명의 병력, 다양한 탄도미사일, 최근에는 무인항공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강화되는 이란을 경계하는 나라는 사우디와 사우디와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과 함께 1979년 이란혁명 이후 반미·반서방 노선을 견지한 이란을 강력하게 반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아프간전쟁 이후 더 이상 중동지역에서의 적극적인 군사개입을 원치 않으며 비록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번지고 있지만 군사지원 확대를 중심으로 IS의 위협을 관리하고 있다.

한국은 이란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과 이란 간의 밀접한 군사협력관계가 이번 핵협상을 계기로 얼마만큼 둔화될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의 포괄적인 경제적·군사적·전략적 관점에서 보면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의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특히 군사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유리하다. 2014년 현재 중동의 총 무기수입액은 180억달러였고 이 중 사우디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억달러였다. 이란과의 관계도 개선해야겠지만 중동의 새로운 힘의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과정에서 보다 정확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며 특히 한국과 사우디 간의 관계를 더욱더 다질 필요가 있다 하겠다.

이정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국제안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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