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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서주영 "꿈꾸던 역할…부담스러워 잠도 안와"

입력 : 2015-07-27 07:22:43 수정 : 2015-07-27 07: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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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0대 알런 역 탄생…"10대만이 가능한 알런 보여주겠다"
연극 `에쿠우스`에서 `알런`역을 맡은 서영주 군(사진 오른쪽). `페리클레스`, `정글북` 등에 출연한 배우 남윤호(왼쪽)도 같은 역으로 캐스팅됐다.
"꿈꾸던 역할이라 좋기는 한데…부담스러워서 잠이 안옵니다."

1975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연극 '에쿠우스'가 올 9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내 초연 4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충격적인 소재와 전라 노출, 화려한 캐스팅 등으로 매번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 연극은 이번에도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졌다.

극단 실험극장이 주인공격인 '알런' 역에 아직 고등학생인 서주영(17)을 캐스팅한 것이다.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등이 바로 이 역할을 발판삼아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알런 역을 거쳐 간 배우들의 나이가 최소 20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 중 인물과 동갑내기인 17살 소년을 캐스팅한 자체만으로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대학로 연습실 부근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서 군은 "연극 무대는 처음이다. 관객들 앞에 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생각하면 정말 긴장된다"면서 "요즘 대본을 끼고 살지만 부담감에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서 군은 고등학교 3학년생이다. 지난해 공연이 '만 19세 이상 관람가'여서 실제로 본 적도 없다.

그는 원래 대학 입시를 위해 실기용으로 '에쿠우스'의 한 독백 장면을 연습하던 중 이 작품의 오디션에 응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극을 본 적은 없지만 입시 준비를 위해 극본을 보면서 언젠가는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디션에 합격한 뒤 생각보다 빨리 주어진 기회에 진짜 기뻤습니다."

그러나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곧바로 엄청난 부담감이 몰려들었다고 서 군은 말했다. 주변의 축하가 오히려 부담을 안겨준 것이다.

"주변에서 엄청난 기회를 잡았다, 먼저 하신 선배님들께 피해 안가게 잘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꾸 들으니 긴장되더라고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불안감이 무색하게 서군은 이미 다수 영화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어엿한 배우다.

초등학생 때 길거리 캐스팅돼 아역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2년 영화 '범죄소년'(강이관 감독)에 출연, 그해 도쿄국제영화제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 민규동 감독의 '간신'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 최근에는 방송으로 활동반경을 차츰 넓혀가고 있다.

서 군은 "그동안 영화 쪽에서 만난 선생님들이 꼭 연극을 해봐라, 연극을 해야 많이 배운다고 하셨는데 이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간다"면서 "영화나 드라마는 중간 중간 쉬면서 다시 감정을 잡을 시간이 있지만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그대로 유지해 나가야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연습하면서 연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막연한 부분이 있었는데 발성 같은 기초부터 찬찬히 다져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서 군은 "저 때문에 연습이 중간에 중단될 때도 잦아 죄송스럽다"면서도 곧이어 "저만의 '알런'을 찾고 있다. 한 번도 십대가 이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하니 더욱 도전해보고 싶다"며 십대 특유의 패기를 드러냈다.

그는 "알런은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면이 많다. 하지만 십대인 만큼 순수하거나 장난스러운 면모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부각해보려고 한다"고 오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해석도 내놨다.

또 '에쿠우스'가 이처럼 장기간 공연을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 "캐스팅이 매번 바뀌면서 배우들의 서로 다른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같은 공연을 계속 보는 관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알런 역을 거쳐 간 선배 배우들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갖춘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저만의 개성이 뚜렷하게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떠나 일단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 공연은 서 군이 미성년자인 점 등을 감안해 노출 수위가 조절됐다고 극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에 따라 관람 연령도 17세 이상 관람가로 낮춰졌다.

일정 9월4일~11월1일. 장소 충무아트홀 블랙. 티켓가격 4만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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