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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한국인 피… 뿌리 찾는 게 소원”

입력 : 2015-07-27 18:37:43 수정 : 2015-07-27 19: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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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혼혈 고아 샘슨 ‘애끓는 생부 찾기’
전쟁 고아, 혼혈아, 어린 시절 한국에서 입양된 미국인. 미국 워싱턴의 호워드 대학 방사선 전문의로 일하는 에스텔 쿠크 샘슨(사진)은 7월 정전기념일만 되면 아린 가슴을 부여잡는다. 올해로 정전 62주년을 맞이하는 햇수만큼 그녀는 나이를 먹었다. 한국에서 건너온 그녀는 고아·혼혈·미국인이라는 세 단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그녀가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은 때는 1959년. 휴전이 성립한 지 6년,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지 6년이 지난 때였다. 그녀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냉대를 받다가 미국으로 입양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25 전쟁에서 한국을 도운 참전국이 16개국이지만, 아마도 미군 장병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신이 태어났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인의 피가 섞여서일까. 그녀는 가슴 떨리게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느낀다. 친어머니와 친아버지를 만나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게 마지막 남은 소원이다. 불행하게도 자신을 입양했던 양아버지는 30년 전 세상을 떴고, 양어머니는 한국엔 도통 관심이 없다. 이런 그녀에게 민간단체 ‘나와 한국’(Me & Korea)이 든든한 도우미로 등장했다. 이 단체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전쟁 혼혈 고아들이 만든 조직이다.

정전기념일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가 6·25전쟁의 또 다른 피해자인 전쟁 혼혈 고아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했다. 미군 장병들이 한국에서 여인을 만나 자식을 낳았지만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 고스란히 피해자가 된 이들의 삶을 더듬었다. ‘나와 한국’의 문을 두드린 많은 사람들 중 생부를 찾은 혼혈 고아는 아직 없다.

샘슨도 최근 한국을 다녀왔다. 운 좋게도 자신이 한때 머물렀던 고아원을 찾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고 옛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고아원의 대문과 담을 보면서 발걸음을 떼어놓았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좀 더 노력하면 친아버지의 흔적을 찾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슴에 품게 됐다고 한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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