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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돼지고기 이력제… 안심하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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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8 21:25:32 수정 : 2015-07-28 21: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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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랐다지만 아직 돼지고기는 부담이 덜한 축산물에 속한다. 얇은 지갑에도 마음 편한 대패삼겹살에서 찌개용 고기까지 두루 애용되는 식재료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돼지고기도 맘 편히 사기가 힘들다. 연달아 체결된 축산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국내 한돈산업의 위기론이 불거졌다. 대부분의 수입돈육고기는 냉동상태에서 들여오고 유통기간도 길어 냉장육인 국내산 돼지고기와는 신선도 측면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수입은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점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우리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국산 돼지고기는 좋은 품질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는 여전히 국산을 선호하고 있다지만, 이를 악용해 외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돼지고기는 전문가조차 국내산과 외국산을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돼지고기를 먹다 ‘이게 정말 국내산 돼지고기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안 그래도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축질병이 축산물 소비에 대한 걱정을 깊게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축산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28일 축산물이력제를 쇠고기에서 돼지고기까지 확대했다.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쇠고기에 이어 국내산 돼지고기도 이력을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허영 축산물품질평가원장
축산물이력제가 처음 도입된 국내산 쇠고기는 이력제 시행 전 “한우고기를 속아서 사 먹느니, 저렴한 수입 쇠고기를 사먹겠다”는 말이 회자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산 쇠고기에 대한 이력제가 2009년 6월 전면 시행되면서 국내산과 수입 쇠고기는 완전히 차별화됐다. 이력제 시행으로 소의 출생에서 사육, 도축, 유통까지 모든 생산 경로를 기록·관리함으로써 수입 쇠고기의 둔갑판매는 사라져 갔다.

이제는 돼지고기도 원산지 허위표시 방지 및 유통의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 먹거리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이력이 관리된다. 돼지는 소와 달리 사육두수가 많고 사육기간 평균 6개월로 짧아 농장 단위로 이력이 관리된다. 도축 이후에는 12자리 이력번호를 통해 사육·도축·포장 처리업소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관리되기에 소비자는 스마트 폰 안심장보기나 축산물이력제 앱을 이용해 손쉽게 돼지고기의 원산지와 유통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이력제가 시행 초기임을 감안할 때 제도 이행 주체는 많은 불편과 어려움이 예상되고, 소비자도 제도의 인지도가 낮을 것이다.

각종 가축 질병 발생·수입 돼지고기 증가로 축산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돼지고기이력제가 쇠고기와 더불어 소비자의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선도하는 제도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축산업계는 물론 국민 모두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작은 관심과 참여가 우리 식탁의 안전을 지키고, 한돈산업을 건강하게 하는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허영 축산물품질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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