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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여동생' 안게 돼 기쁜 소년…양손 이식으로 '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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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9 13:30:33 수정 : 2015-07-29 14: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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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여동생을 마음껏 안아줄 수 있다는 기쁨이 얼굴에 넘쳤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사는 자이언 하베이(8)의 이야기다.

이달초, 자이언은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에서 양손 이식수술을 받았다. 물리치료를 계속 받아야 신체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일단 새로운 손을 이식받은 자체가 자이언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특히 여동생을 안아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이언은 행복의 몸부림을 쳤다.


“저 멀리서 여동생이 제게 달려올 거에요. 그러면 여동생을 안아 번쩍 들어 올린 뒤, 한 바퀴 빙글 돌 거에요. 앞으로도 제게 큰 즐거움을 주는 일이 되겠죠.”

자이언의 엄마 패티 레이는 붕대를 푼 아들을 본 순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는 “수술을 마친 자이언을 본 순간 아들이 새로 태어난 것 같았다”며 “큰 기쁨의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정말 행복하다”고 웃었다.

자이언은 2살 때 양손과 발을 모두 잃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괴사로 손발이 썩어들어가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자이언은 의족을 차고 있다.


자이언이 새 손을 얻은 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이자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에서 이식프로그램을 지휘하는 스콧 레빈 박사의 공이 컸다.

수술은 레빈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 40명이 투입, 1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준비도 오래 걸렸다. 자이언에게 맞는 손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료진은 끊임없는 연구로 완벽한 수술 성공을 위해 정진했다. 레빈 박사는 2011년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에서 있었던 손 이식수술을 바탕으로 자이언의 수술을 준비했다.


레빈 박사는 자이언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보통 양손 이식수술을 앞둔 8살 어린이라고 하면 굉장히 불안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그러나 자이언은 달랐다”고 입을 뗐다.

레빈 박사는 “자이언에게 ‘왜 손이 갖고 싶니?’라고 물었다”며 “그때 자이언은 ‘정글짐(jungle gym)에 올라가고 싶으니까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8살 어린이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논리적인 답변이라 생각했다”며 “자이언의 답변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고 덧붙였다.

어린 자이언에게 손과 발이 없는 것은 큰 장애가 되지 못했다. 그는 주변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항상 밝은 모습으로 생활했다.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밥도 잘 떠먹었다. 그런 자이언을 가리켜 레빈 박사는 “스스로 인생을 살 줄 아는 아이”라고 기특해 했다.


대수술을 견뎌낸 자이언은 완벽한 운동능력을 갖출 때까지 물리치료를 받게 된다. 손 이식수술이 자이언 인생의 제2막이라면, 재활은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한 도약대다. 자이언은 나중에 다리 이식수술도 받을 예정이다.

“자이언은 입원 내내 긍정적인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손 이식수술이 자이언의 인생에 큰 디딤돌이 됐을 거라 믿습니다.”

레빈 박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NBC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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