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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400년 전 고대왕국… 백제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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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30 18:29:42 수정 : 2015-07-30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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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재 ‘백제역사유적지구’…금강 내려다보며 서 있는 웅진백제 공산성…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하지 않아”
1400여년 전 고대왕국 백제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부터다. 백제는 기원전 18년에 건국돼 660년 멸망할 때까지 700년 동안 존속했던 고대 왕국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옛 수도였던 공주·부여·익산 3개 지역에 분포된 8개 고고학 유적지를 말하는데, 이들 지역이 최근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새로운 활기를 찾고 있는 이들 지역을 다녀왔다.

공산성
공산성은 백제가 웅진에 도읍을 정했던 475년부터 64년간의 왕궁이었다. 성 안에는 왕궁터를 비롯해 왕의 연희장소인 임류각과 연못, 시설들이 남아 있어 당시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처음 찾은 곳은 대표적인 백제의 왕성인 공주 공산성. 공산성은 웅진시기(475∼539) 백제의 왕궁이었다. 금강이 흐르는 해발 110m의 능선과 계곡을 따라 흙으로 쌓은 포곡형 산성이다. 웅진백제는 공주를 중심으로 문주왕에서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 성왕 5대 64년간 이어진다. 

백제시대에는 웅진성, 고려시대는 공주산성, 고려시대 이후에는 공산성, 조선시대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산성에 머문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렸다. 웅진성은 발굴조사에서 왕궁지, 왕궁부석(깐돌) 시설지, 백제시대 토성 등이 확인된 곳이다. 대부분의 구간이 조선시대 축조된 석성으로 이뤄져 있다. 그 석성 밑으로 백제시대의 토성이 지나가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평일인데도 세계문화유산 반열에 오른 영향으로 아이와 함께 역사공부 나온 학부모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공산성 내에는 관심을 끌 만한 유적지가 몇 개 있다. 

대표적인 곳이 쌍수정.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가 머물렀던 일을 기념하기 위해 1734년 지어진 누각이다. 인조가 먹었다고 알려진 인절미가 유래한다고 한다. 공산성에 물을 공급했던 연지는 백제시대 성 안에 수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새로 궁궐을 지었는데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나 사치하지 않았다”고 기술돼 있다. 이날 현장을 설명한 공주대 이남석 교수는 “백제가 이곳에 머문 웅진시기는 수도를 부여로 옮기기까지 국가적인 힘을 비축한 기간이었다. 모든 시설이 성내에 있는 것이 다른 성과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공산성은 공주와 충남도민들의 휴식처이자 자랑거리가 되고 있었다. 

송산리 고분
공산성에서 10분 거리에 이번에 같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송산리 고분이 있다. 무덤은 어느 인물이나 국가의 마지막 흔적이자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양식을 담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웅진시기 백제의 왕릉군으로 7기의 고분이 있다. 

무령왕릉
그중 무령왕릉은 도굴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발굴됐다. 덕택에 왕릉의 주인공과 축조시기(525년)가 확인된 매우 드문 사례다. 무령왕은 백제 700년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통치권을 가졌던 왕이다. 
 
무령왕릉은 1971년 배수로 공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됐는데, 1500년 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해 발굴팀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한다. 왕의 금제관식과 귀고리, 왕비의 금제관식, 비녀, 목걸이, 팔찌 등 108종 4600여점이 출토됐다. 

무령왕비 장신구
한국 고대의 유일한 왕릉으로 화려하고 세련된 미의식 높은 공예기술을 보여 주는 역사적인 현장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송산리 고분의 무덤양식이 이채롭다. 석실분은 돌을 쌓아올려 만든 무덤이며, 전축분은 벽돌을 쌓아서 만든 무덤이다. 송산리 고분군에서 1∼5호분이 석실분에 해당하며 백제의 전통구분 형식이다. 전축분은 6호분과 무령왕릉이 해당한다. 당시 중국에서 유행했던 고분양식이라고 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공산성 현장에서 “세계유산위원회의 전문가들은 이들 역사유적이 상업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민 중심의 지역적 상업활동을 통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게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잊혀졌던 1400여년 전 백제왕국이 이곳 후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공주·부여·익산=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4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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