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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용의미래의창] 열린 시간생물학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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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31 22:37:06 수정 : 2015-07-31 22: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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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생물학(Chronobiology)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간생물학은 인간을 비롯한 살아있는 유기체가 갖는 매일 또는 연간 활동의 주기성이나 체내의 시간에 따른 기능의 조절계통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2000년 초부터 전 세계 과학자들이 우리 몸을 지배하는 생체리듬과 생체시계, 즉 자명종 역할의 유전자와 단백질 등을 연구하고 있는데 대략 2045년이면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 생체 관련 질병을 치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2005년 카이스트(KAIST)는 24시간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몸 안의 자명종인 생체시계의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유전자 ‘한’(Han)은 수용체 단백질(PDF)을 만드는데 아침에는 많이, 저녁에는 적게 분비한다. 그래서 주변 신경세포는 PDF가 많으면 아침임을, 적으면 저녁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하루 24시간 주기로 활동하며, 캄캄한 곳에 있어도 낮과 밤을 구분한다. 이는 뇌 시상하부에 있는 수십 개의 특수한 신경세포가 생체시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연세대 겸임교수
우리의 삶은 자연의 리듬에 의존하고 있다. 낮과 밤의 사이클 변화나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몸의 생체리듬이 달라지는데 인체가 그 사이클에 못 맞출 때는 병이 들기도, 혹은 죽기도 한다. 지난 6월 일본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자전주기가 시안박테리아 세포(cyanobacterial cell)에서 발현된 10나노 크기의 분자인 단백질에 의해 기호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냈다. 지구 자전의 24시간이 단백질에 기호를 부여해 시안박테리아의 24시간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생리 과정, 즉 체온과 심장 박동은 매일의 리듬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7월엔 오스트리아 과학자들이 우리 몸의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막 내의 지방산이 낮과 밤, 그리고 계절에 따라 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세포막 내의 주기적인 변화가 건강과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영향은 지방산이 세포 내의 주요 기능에 신호를 전달하고 우리 몸의 신진대사 과정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기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선수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한두 명 때문에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질 것 같은 상황이 되면, 팀원의 컨디션이 모두 최상일 때 경기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컨디션을 서로 맞춰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사람의 생체리듬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러 연구는 생체리듬 장애로 발생하는 생리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체시계를 조절하면 우주여행 시 인간의 행동을 최적화해 활용할 수 있고, 개인의 생체리듬 패턴에 따라 개인화된 학습이나 맞춤식 식단 및 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동물의 성장 패턴과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해 부족한 식량을 해결할 수도 있다. 우리가 시간생물학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연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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